건축물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건물을 든든히 받쳐주는 땅이, 건물을 지은 사람의 철학이, 건물이 들어선 시간이 다르기에. 어떤 미술관은 ‘나는 심플하다’고 말하던 작가의 그림을 닮았고, 어떤 정자는 조선의 위대한 왕이 흐뭇하게 바라보던 200여 년 전 풍경이 그려진다. 마음까지 추워지는 겨울, 따뜻한 이야기를 품은 경기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경기도 건축물들을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 시대를 넘나드는 경기도의 뛰어난 건축물은 소복이 쌓인 눈처럼 옛사람들의 흔적에 오늘날의 발길이 더해져 그 이야기를 켜켜이 쌓아가는 중이다. ◇ 장욱진 그림 같은 순백의 미술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새하얀 눈과 같은 순백의 집. 나무·집·아이·새 등 일상적 소재를 담박하게 그리며 순수한 내면세계를 추구한 장욱진의 작품세계와 똑 닮았다. 작가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와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한 건물은 2014년 김수근 건축상을 받고, 영국 BBC의 ‘위대한 8대 신설미술관’에 선정되는 등 많은 이목을 끌었다. 지붕과 외벽을 흰색으로 통일한 외관은 단순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을 조금씩 달리하는 비정형의 건물은 오랜 시간 두고두고 바라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길영배)은 지역브랜드를 확산하고 생태가치 회복을 위한 로컬문화콘텐츠 직거래 장터 ‘수문장’을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지역에 필요한, 지역의 특색이 담긴 문화콘텐츠 판로 기반 마련을 위해 진행하는 2021 수원형 문화직거래 장터 ‘수문장’은 오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열린다. ‘수문장’은 수원형 문화직거래 장터의 명칭으로, 지역의 예술가와 문화생산자를 지키고 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장터를 뜻한다. 지역 내 산재돼 있는 문화생산자들이 서로 협력하고 자원을 공유하는 기회이자 생산자와 소비자가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계기로, 수원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해당 기간동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화홍사랑채, 패터슨커피, 방화수류정 일대에서 로컬브랜드의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수문장 온라인스토어와 수문장 팝업스토어가 각각 개최된다. 특히 이달 30~31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방화수류정 일대에서는 다회용 피크닉세트를 이용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쓰레기 없는 피크닉존’이 운영된다. 이밖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교환하는 ‘물물교환소’와 돗자리에 앉아 버려질
‘인문도시’ 수원시는 근대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가득한 인문기행 코스 4개를 개발했다. 4년이라는 오랜 기간에 거쳐 완성된 만큼 풍성한 볼거리와 탄탄한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그 중 첫 번째 코스 ‘신작로, 근대를 걷다’에 이어 ‘대한독립의 길을 걷다’라는 제목의 두 번째 코스를 소개한다. 이 코스는 제목 그대로 일제 강점기의 수원과 수원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나라를 빼앗겼던 암울한 시대를 기억하는 근대 건축물과 일제에 저항해 독립의 의지를 드높였던 사람들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이번 코스는 여행길을 더욱 다채롭게 한다. 총 6㎞를 둘러보는데 3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연무대~방화수류정 인문기행의 시작은 ‘연무대’다. 220년 전 정조대왕의 친위대인 장용영 군사들이 무예를 연마하던 훈련장으로,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보는 사람의 마음을 탁 트이게 해준다. 지금은 연날리기, 활쏘기는 물론 하늘 높이 올라 수원화성을 내려다보는 헬륨 기구 ‘플라잉수원’ 등의 체험이 이뤄지는 평화로운 곳이다. 그러나 102년 전 연무대에서는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는 민초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수원 장날이었던 1919년 3월 16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우렁찬 함성이 쏟아졌던 1919년 3월 1일. 전국에서도 가장 격렬했던 수원의 만세운동은 수백 명이 모인 방화수류정에서 시작됐다. 수원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인 김세환은 3·1 만세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이다. 제102주년 삼일절을 앞두고 민족주의 운동을 위해 일생을 바친 그의 삶을 돌아보고자 한다. 1888년 11월 18일 수원 남수동 242번지에서 태어난 김세환은 당시 보시동에 세워진 감리교회에서 자연스럽게 기독교를 접하고, 서양의 문물과 학문을 배웠다. 이곳은 현 북수동에 위치한 종로교회로 수원성내 최초의 개신교회이며, 천주교도들이 병인교난에 피 흘린 순교의 터, 북수동 368번지 종로사거리로는 1907년 이전했다. 서울에서 보성중학교와 관립 한성외국어학교를 졸업한 그는 이후 일본에서 유학하며 신학물을 배운 뒤 귀국해 고향인 수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김세환이 처음 교편을 잡은 수원상업강습소는 지역의 조선인 상업인들 주도로 1908년 4월 15일 설립된 수원상업회의소 내 학교로, 상업에 관한 지식과 기능 강습을 통한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했다. 현 수원고등학교의 전신인 수원상업강습소는 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