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듯 그대로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굽이치는 파도와 바람에 물결치는 모래들을 보며 우리는 자연도 언제나 바쁘게 들숨과 날숨을 내뱉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주에 위치한 안상철미술관(관장 안재혜)이 지난 20일부터 6월 18일까지 선보이는 오숙환 작가의 개인전 ‘자연의 호흡(The Breath of Nature)’은 자연을 먹으로 표현해내는 오 작가의 수묵 추상화 23점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울릉도에서의 레지던시가 작가에게 자연과 특별한 동행의 경험을 하게 했으며 그의 작업 세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 준다. 오 작가는 화선지와 한지에 먹을 이용해 드넒은 모래사막 위 펼쳐진 모래무늬들을 담아냈다. 평론가 송희경은 “오숙환 작가의 화폭에는 ‘흑과백, 채움과 비움, 법칙과 자유, 형상과 비형상, 곡선과 직선’이 공존한다”면서 “순환과 반전이 거듭되는 일정한 규칙들이 질서를 부여하고 화폭에 웅장한 자연을 투영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오숙환의 한국화에서 신의 창조물인 자연이 조물주의 대리인인 작가를 거쳐 재탄생되는 과정을 목도한다”고 덧붙인다. 평생 지필묵을 탐색하고 연구해온 작가로서, 교육자로서 한국화의 전통을 고수
이천시립월전미술관(관장 장학구)은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맞이해 띠그림전 ‘토끼卯’를 선보인다. 계묘년은 검은 토끼의 해로, 토끼는 십이지신 중 네 번째 동물이다. 큰 귀와 동그란 눈을 가진 귀여운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토끼는 다산과 풍요, 불사와 희생을 상징하기도 하고, 작지만 지혜로운 동물로 우리에게 인식돼 왔다. 또한, 작고 민첩한 동물로 설화나 다양한 이야기 속에 등장했고 옛 그림 속에서 달, 계수나무, 호랑이, 바위 등 다양한 소재와 함께 결합되어 길상의 의미를 강조한다. 전시 ‘토끼卯’는 토끼를 소재로 한 작가들의 여러 시각을 한데 모아 새해를 활기차게 시작하는 의미로 기획됐다. 곽수연, 김봉경, 김지연, 박경묵, 박효민, 송규태, 송지호, 이정희, 정해나 등 작가 9인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옛 이야기 속 토끼는 지략이 대단해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내는 지혜로운 동물로 그려진다. 널리 알려진 ‘토끼전’에서 별주부(자라)를 따라 용궁으로 갔던 토끼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서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며 지혜를 발휘해 위험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다. 토끼는 달과 함께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는 불교의 제석천
도심 속 힐링 문화공간인 안산 꿈의교회 ‘더 갤러리’가 가을맞이 초대작가전 ‘지금 바로 여기, 안예환전’을 개최한다. 오는 10일부터 10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가을을 맞아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누리며 위안을 얻길 바라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동덕여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안예환 작가는 한국화를 바탕으로 하되, 적극적이고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를 선보이며 국내외 화단을 이끌어 가고 있다. 안 작가는 호주 시드니 ‘시드니아트페어’, 안산 예술의 전당서 열린 ‘국제안산아트페어’를 비롯해 개교50주년 기념 동덕갤러리의 ‘목화전’, 서울시립미술관의 ‘한국화여성작가회 장자의 꿈’ 등 개인전을 14회 개최했다. 최근 6월에는 안산 단원미술관 특별실에서 ‘안산시 미술인상 수상기념 초대전’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나는 무엇인가’라는 존재에 대한 물음을 선인장과 보자기, 달과 우주, 버드나무 등으로 표현해왔다. 최근 작품인 ‘지금 바로 여기’ 시리즈에서는 별과 은하수가 펼쳐져 있는 광활한 우주에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은 보자기들이 자유로이 유영하는 듯한 모습을 표현했다. 안예환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특별히 ‘보자기’에 초점을
한국화가 다섯 명의 각기 다른 그림을 통해 현대 한국화를 재조명하는 특별 전시회 ‘오색미감’이 오는 28일까지 여주시립미술관 아트뮤지엄 려에서 경기도민들과 만난다. 여주세종문화재단(이사장 김진오)은 지역 미술계의 발전과 문화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해 중견 여성 작가 초대전 ‘오색미감’을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7일 막을 올린 이번 전시는 한국화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의 수준 높은 작품을 여주시민과 관람객들에게 선보임으로써 지역 문화공간에서 관외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 문화적 상생을 도모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김순철, 신선미, 윤형선, 이애리, 최지윤 총 5명의 한국화 작가가 참여했으며, 오랜 시간 한국화를 경험하면서 형성된 각자의 개성이 담긴 작품 30여 점으로 꾸며졌다. 김진오 여주세종문화재단 이사장은 “지방과 수도권의 문화격차가 심해지면서 지역문화 분권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지역과 관외 작가의 문화적 교류를 통해 지역을 발전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이번 초대전이 한국화의 가치를 되살리고 중앙 중심적 문화향유에서 벗어나 지역 문화 성장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표했다. 전시 관람은 오는 28일까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