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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다시 시작하자

"아듀! 2005년"
새벽을 깨우는 닭처럼 부지런하게 살자고 출발했던 을유년은 말 그대로 너무나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엽기적 총기난사=5월까지만 해도 비교적 순탄하게 한 해를 지내는가 했으나 지난 6월19일 올해 최고의 '엽기적 사고'가 터졌다.
최전방인 연천 육군 28사단 감시초소(GP)에서 김동민(22)일병이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지고 장교와 사병들에게 K1 소총을 난사, 8명을 숨지게 했다.
11월23일 군사법정은 1심에서 김 일병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으로 생존부대원이 정신질환으로 조기 의병전역했지만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PTSD)에 시달리고 온 국민이 군에 대한 불신을 갖게 만드는 등 큰 후유증을 낳았다.
#불법도청 사건=한숨 돌리는 가 싶었으나 한달여 뒤 옛 안기부 불법도청 'X파일'사건이 터졌다.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가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과 이학수 삼성 그룹 부회장의 대화를 도청한 테이프가 7월21일 언론에 폭로된 것.
'판도라의 상자'라던 안기부 불법도청 조직 미림팀의 X파일이 던진 파문은 5개월에 걸친 검찰의 수사 결과 김대중 정권하에서 과학적인 감청장비를 이용해 훨씬 광범위하고도 일상적인 도청이 있었다는 사실로 이어지면서 국민은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졌고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이 구속됐다.
수사도중에 이수일 전 국정원 차장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여전히 불안한 먹거리='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을유년에도 여지 없이 무너졌다.
정부는 10월 중국산 김치 9개 제품에서 미성숙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11월에는 일부 국내산 김치에도 기생충알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생충 공포'는 온 국민의 식탁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김치 뿐만이 아니었다.
중국산 어류와 송어·향어 등 국내 양식민물고기에서는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종합적인 검사없이 중국산 김치의 납과 기생충알 검출 결과를 성급하게 발표해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고 한·중간 무역마찰까지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원시적 안전사고에 '눈물'=11월3일 오후3시50분께 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에서 MBC가요콘서트 녹화를 보러온 시민들이 갑자기 열린 문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뛰어들다 넘어지면서 11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상주참사 3일만인 11월6일 이천에서는 물류센터 붕괴사고로 14명의 사상자(사망 9명,중경상 5명)를 내고 같은 달 23일 하룻동안만 경기도내 세 곳에서 안전사고로 2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터졌다.
#황우석 쇼크='말짱 황(黃)'이라는 자조섞인 유행어까지 탄생시킨 황우석 파문은 우리 사회의 조급증과 정직성 부재를 되새기게 만들었다.
'국민적 영웅'이었던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연구성과 진위 논란은 국민들을 정신적 공황에 빠뜨렸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것.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12월 23일 이같은 사실을 공식발표했다.
'환자 맞춤형 체세포 배아복제 줄기세포'논문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 생명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던 황교수는 논문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줄기세포 원천기술의 존재와 체세포 복제동물인 스너피, 영롱이 등 그동안의 연구성과도 의혹을 받고 있다.
황우석 교수는 올 한 해 국민들에게 '천당과 지옥'을 한꺼번에 맛보게 했다.
#전문가 진단=진교훈 서울대 국민윤리교육학과 교수는 "김일병 총기난사,김치파동,압사사고,황교수 쇼크 등 연이어 터진 사건과 파동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각종 불감증,무감각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같은 대형 사건과 쇼크,파동을 거울 삼아 병술년 새해엔 하나하나씩 고쳐가는 한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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