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레미콘업계가 고유가와 골재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상승한 반면 판매가격은 제조원가 이하로 떨어져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역 평균 레미콘 제조원가는 시멘트와 골재, 혼화제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유류대 등을 포함, 1㎥당 4만7천원∼8만5천원대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건축현장 등에 납품하는 가격은 제조원가 이하로 폭락한 상태이며,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건설경기 마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레미콘 업계의 먹구름이 걷히질 않고 있다.
특히 물량이 부족하다보니 레미콘 업계 마다 서로 납품단가를 낮춰주겠다며 ‘제살깍아먹기’에 나서는 등 출혈경쟁을 일삼아 업계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골재가격도 지난 2000년보다 2배 가량 뛰어 올랐으며, 국제유가 급등으로 레미콘 차량 연료비도 2배가 넘게 인상됐다.
도내 한 레미콘 업체는 지난 2002∼2003년 년간 43만㎥를 공급해 왔으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해에는 30만㎥에도 못미쳐 최근 2년사이 공급량이 30%나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공급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업체는 우려하고 있다.
택지개발이 활발한 수도권이라는 특성때문에 대형 건설분야의 물량은 작지 않지만 빌라 등 개인부문의 물량이 대폭 줄어들어 전체적인 물량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체 공급량의 40∼50% 가량이 개인부문에서 발생했으나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이 쏟아지면서 건축경기가 위축돼 10%대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대형 레미콘 업체와 중소업체들을 막론하고 적자폭이 누증되고 있으며, 최근 2년간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조업을 중단하거나 문을 닫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레미콘 업계가 고사위기에 직면한 것은 레미콘 최대 소비자인 대형 건설업체들이 경기부진 등을 이유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레미콘공업협회와 레미콘협회 등 양대 단체가 ‘제살깎기’를 하지 말자고 약속하는 등 극약처방을 했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업체들 스스로 약속을 파기하면서 출혈경쟁에 나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한일시멘트 영업팀 이은영씨는 “이런 상태가 오래되면 더이상 버티기는 힘들다”며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 시키지 않으면 레미콘 업계의 위기는 장기화 될 것이 자명한 현실에서 업계의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이라도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