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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사랑 민들레 홀씨 되어 온누리 물결쳤으면

[당신이 희망입니다_칭찬 릴레이 ⑫] 수원농생명과학고 이해숙 교사

 

추천 주인공은 현대회계사무소 백종원 세무사

 

10년 한결같이 ‘요한의 집’ 찾아
복지시설 꿈 이루기 위해 최선


대학 때부터 시작한 자원봉사활동을 10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해 온 백종원(36)세무사.
26살의 대학생이 이제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됐지만 10년의 세월동안 장애아동을 생각하는 마음에는 변화가 없다. “자원봉사를 하며 느꼈던 행복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느끼고 싶었다”는 백씨는 매월 첫째주 금요일 자신의 회계세무사무소 직원들과 용인에 위치한 장애우단체 ‘요한의 집’을 찾는다. 아침 일찍 청소부터 아이들 식사 준비, 목욕 등을 하다보면 정신없이 지나가는 하루지만 백씨는 이곳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았다.
그는 “이제는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이곳을 찾게 된다”며 “아이들의 해맑은 눈을 보고 있자면 내가 이 세상에서 얼마나 행복한지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복지시설을 세우는 것이 꿈이라는 백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영기자 lmy@

 

걸인이든 나그네든 집 찾은이에
따뜻한 밥대접하던 어머니 속정
홀로 그 길이 어느덧 30년 훌쩍
자신 몰래 닮아가는 엄마의 삶

 

“겨자씨 같은 마음이 민들레씨 같이 퍼져, 수만 배의 결실을 맺도록….” 활짝 웃음 띤 얼굴. 웃음을 따라 자연스럽게 길을 내는 주름이 퍽 보기 좋다. 갑자기 웃음을 ‘만들어’내다보면 으레 그 표정은 어색하고 불편하기 마련이지만, 이해숙(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52) 교사의 웃음에는 전혀 그런 기미가 없다. 쉰 살을 넘긴 여자의 웃음이 그렇게나 자연스럽고 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허스키하지만 자신감으로 쩌렁쩌렁한 목소리도 사뭇 깊은 첫인상을 남긴다. 그런 건강함으로 20년을 교단에 섰다. 그 긴 세월 동안 아이들에게 강조한 하나의 사실은 바로 ‘남을 아끼고 함께 나누는 것’의 소중함이다.


“집에 거지들이 며칠씩 묵어가면서 이나 벼룩을 떨궈놓고 가기도 했고, 어떤 때는 나병환자들이 오기도 했어요. 어렸을 때는 그게 어찌나 무섭고 싫던지…. 그런데 어느덧 나도 모르게 익숙해지더라고요.” 충북 괴산의 한적한 시골마을, 넉넉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던 한 농부의 집에는 늘 그렇게 걸인들과 나환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 바가지 수북 뜨끈한 밥을 ‘그 집’에 가면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이 십리를 간 탓이다. 걸인과 나환자가 무서워 방에 숨던 어린 그녀도, 어느덧 그 상황들이 자연스러워졌다.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들었던 밥주걱을 그녀가 자연스럽게 물려받았다. 어머니 대신 걸인과 나환자들에게 밥을 퍼주기 시작한 것이다.


# 교직생활 20여년 ‘교육계 봉사의 대모’
그녀의 웃음이 환한 이유는 오랜 세월 봉사로 다져진 ‘내공’ 덕분이다. 이 교사에게 있어 ‘봉사’란 그녀가 험한 세상을 헤치고 나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고, 자신 스스로를 존중하는 최고의 방법이 되기도 했다. 그 방법을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마음과 몸으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 그녀의 지난 20년, 그리고 앞으로 남은 생의 목표다.


“남을 돕는 과정이 결국은 자기 자신을 회복시키고 존중하는 길입니다. 밝은 생각과 값진 마음의 울림을 얻는 건 바로 봉사자 자신이니까요. 그런 소중한 경험을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꼭 한번 씩 느껴야 합니다.” 20여 년간 경기도 일대의 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그녀는 ‘교육계 봉사의 대모’로 알려져 왔다. 여러 활동 중에서도 세계 각국의 기아를 위한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운동’이 대표적이다. 2003년부터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과 함께 시작한 이 운동은 현재 경기도 곳곳의 학교로 퍼져 나가있다. 이 교사의 담임반으로부터 시작했던 ‘겨자씨 같던’ 이 운동에 지금은 도내 1700여개 학급이 동참하고 있다. “해외의 가난한 어린이와 그 어린이의 4~7인 가족이 한 달을 먹고 살며 생명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고작 2만 원입니다.” 칠판 구석에 아이들이 돕는 해외 어린이의 사진을 붙여놓는다. 학생들이 그 아이에게 한 달에 600원을 지원하지만, 그로 인해 얻는 ‘마음의 울림’은 돈으로 따지기 힘들다. 아이들의 교육현장에 작은 ‘봉사’활동들이 민들레 씨앗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비단 이 운동뿐 아니라, 이교사가 부임하는 학교는 금방 ‘봉사의 불’이 붙기 시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녀가 속한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와 한국자원복지개발원 등이 경기도 교육청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도내 ‘봉사활동 시범학교’로 지정된 곳도 60여 곳 가량이다. 시범학교는 매년 확대되고 있는 상황. 간단하게는 인근 시설들과 학교를 유기적으로 맺어 학생들이 직접 봉사활동을 나가는 프로그램들이다. 다른 교사들과 아이들도 처음 이 교사의 설명을 들을 땐 ‘시큰둥해’ 하지만 막상 이 교사의 손에 이끌려 한번 두 번 동참하다 보면, 다들 그녀 이상의 ‘봉사 애찬론자’가 되어 돌아온다.
실제로 그녀가 떠올린 제자 한 명의 예가 단적이다. “2년 전 쯤 학교에 큰 문제학생이 하나 있었어요. 늘 뭔가 불만에 쌓여 있었고, 장래 희망을 물으면 서슴없이 ‘킬러’가 되겠다고 답했는데, 황당하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했죠.” 그 아이의 손을 잡고 근처 노인용양시설과 복지센터를 직접 데리고 가 봉사활동을 시켰다. 두 달 여의 봉사 활동이 진행됐을 때 그 아이의 꿈은 ‘우리나라 제일의 국화 전문가’로 변해있었다. 봉사활동 중 ‘원예치료’과정을 통해 그 아이가 느낀 ‘감동’이 컸던 탓이었다.


# 아이들 선물? 봉사 통한 감동이 최고죠!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하면 더욱 자기 생활에 충실해질 수밖에 없어요. 책임감과 자긍심, 자존심이 자연스럽게 생기기 시작하니 당연한 결과죠. 다만 그 봉사의 시작점을 풀어나가는 게 좀 어려울 뿐입니다.” 그래서 그녀가 생각하는 최고의 봉사는 단연 ‘교육 봉사’, 그리고 어머니들의 봉사전도(?)다. 스스로가 봉사를 통해 느낀 감흥과 방법을 실제 남들에게 전파하는 나름의 ‘전문가’, 실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봉사에 활용하는 것이 모두 ‘교육봉사’의 일환이다. “현재 무엇보다 제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들은 바로 어머니들이에요. 한 가정에서 어머니가 봉사를 해서 변하기 시작하면 금세 아이들 그리고 남편이 변화되고, 지역이 변화되니까요.” 그 변화를 눈으로 보면서 지난 2004년부터는 학부모지도봉사단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 교사가 어렸을 적 어머니로부터 배웠던 ‘봉사’가 크게 각인됐던 만큼, 그 역할을 지금의 어머니들이 해야 한다고 이 교사는 강조한다.
“명예퇴직을 해도, 절대 월급 받는 일은 안 할 거예요.” 그녀의 향후 계획은 그저 그렇게 ‘봉사전도’다. 어디든 자신을 불러주는 곳에는 지금처럼 달려갈 준비가 돼있다. 그 명예퇴직 전까지 그녀가 그린 구체적 계획은 현재 2가지. ‘봉사 교과서’와 ‘자원복지 아카데미’가 그것이다. ‘봉사교과서’는 한국자원복지개발원과 교육청의 연계하에 내년 신학기면 아이들의 정규수업시간에 선보이게 된다. 자원봉사에 대한 구체적 이론과 방법론적 접근을 시도한 아카데미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전문 자원봉사자를 끊임없이 육성해 내는 프로그램이 그녀의 큰 꿈이다. “다 잘 되겠죠. 우리 아이들이 모두 행복한 세상에 살 수 있도록 하는 일, 많이 응원해 주세요.”
그녀의 웃음이 환하고 자연스러울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아이들을 통해 본 ‘내일’의 희망 덕분이다.
/유양희기자 y9921@·/사진=장태영기자 jty1414@kgnews.co.kr

 

다음 주인공은  평화교회 이수기 목사

 

외국인 노동자 예배시간 마련
“그들도 모두 우리안의 한가족”


“어렵고 힘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이 목사님이 큰 힘이 돼 주시는 모습이 늘 존경스러워요.” 이 교사가 추천한 칭찬릴레이 다음 주자는 수원 ‘평화교회’의 이수기(42) 목사다.
이 목사는 큰 교회는 아니지만, 별도의 외국어 예배시간을 마련해 인근 지역의 외국인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는 “그저 목회자로서 해야 할 소명을 한 것 뿐인데 칭찬을 받게 돼 민망하다”며 “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외국인 친구들도 우리 안의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몇 분에게라도 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목사가 처음 섬마을에서부터 목회를 시작해 지금까지 15년의 시간이 흘렀다. 본격적으로 외국인 대상의 예배를 시작한 지는 딱 10년이 됐다.
다음 주 이 목사가 전하는 목회 이야기, 외국인들의 애환 어린 한국 생활기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유양희기자 y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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