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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의 벽 깨는 ‘희망 하모니’

[당신이 희망입니다_칭찬 릴레이 ⑮] 화성장애인합창단 박종성 씨

 

추천 주인공은 영통 서울정형외과 안태원 원장
15년간 국내외 무료봉사
중환자 국내초청 수술도


“의료시설이 낙후된 곳에 가서 진료하고 수술하는 것은 스스로가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죠.“
지난주 칭찬릴레이 주인공 수원시 영통동 서울정형외과 안태원(44) 원장은 15년간 해외의료봉사와 내외국인무료진료를 펼쳐왔다. 몽골과 필리핀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로 인명피해가 컸던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지로 일년에도 수차례 해외진료를 다닌다. 또한 심각한 국내외환자들은 직접 자신의 병원으로 초대해 수술과 치료를 해주기도 한다.
“자기 자신만 잘 산다고 인생이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안 원장은 “한 번 해외진료을 나가면 한 두 사람은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수술’”에서 보람을 느끼기도 한단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는 안 원장의 얼굴엔 기쁨이 가득하다.  
/김재기기자 kjj@


“화려한 의상을 입고 환한 조명 아래 서서 박수를 받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일평생 잊기 힘든 일이겠죠. 늘 구석에 숨기만 했던 분들에게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 없는 인생의 값진 순간이 되기도 합니다.”무대에 선다는 것,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 어쩌면 평생 기억될 그 짜릿한 순간. 그 눈부신 찰나를 위해서는 쉴 새 없는 준비와 노력이 요구된다. 무대에 선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부담과 설렘, 그리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부담과 노력보다 무섭고 힘든 것은 ‘편견’이었다.
성악 전공살려 사촌형과 의기투합 단원 모집
갇혀만 있던 장애우, 화음 귀 기울여 웃음꽃
동고동락하며 2003·2005년 道 대회서 대상

 

화성시장애인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박종성(42)씨는 그 벽을 부수는 사람이다. “장애를 가졌기에 그들이 가진 목소리에도 장애가 있을 것이란 ‘선입견’이 더욱 무서웠습니다.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만의 특권은 아닌데 말이죠.” 저마다 가진 목소리로 여럿이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 그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 아닐까.
박종성 씨가 이끌고 있는 화성시장애인합창단은 2003년과 2005년 경기도 주최의 대회에서 연이어 대상을 차지한 실력파 팀이다. 대상을 탄 이듬해에는 초청팀 공연으로 참가하기 때문에, 참가한 해마다 모두 상을 탄 셈이다. 박 씨는 “합창단의 생명력은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자신의 목소리와 타인의 목소리를 조화롭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나 팀웍이 필요한 일이죠. 연습을 할 때에도 늘 그 부분을 가장 신경 써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 모든 것들에는 더불어 꾸준한 시간이 요구되는 일이기도 하다.
처음 박 씨가 장애인 합창단을 꾸린다고 했을 때 주변사람들 대부분은 고개를 내저었다. 장애인들이 어떻게 하모니를 만들어 낼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막상 단원이 될 장애우들을 일일이 밖으로 불러내는 일부터가 만만찮은 작업이었다. ‘갇혀 지내는 것’에 너무 익숙한 사람들, 게다가 대부분은 외진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제 전공(성악)을 살려서 그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사촌 형님과도 뜻이 맞아서 딱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더라”며 박 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박 씨는 조그마한 음악학원을 운영해 오고 있었고, 어렸을 적부터 친한 사촌 형이 한 장애인 복지단체의 화성지부장을 맡고 있다. 그렇게 두 형제의 의기투합은 쉬웠지만, 막상 시작이 어려웠던 것이다. 일단 처음에는 복지단체에 있는 사촌형을 통해 합창단원을 모집해 나갔다. 그렇게 합창단원들을 일일이 집으로 데리러 가고 바래다주는 데서부터 ‘하모니’만들기가 시작된 셈이다.
“아침 7시 반쯤부터 이동차량을 몰고 단원들을 모으러 가기 시작하면 10시는 족히 넘어야 모두 모이게 됩니다. 그때부터 연습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연습 마치고 다시 모셔다 드리는 일을 일주일에 꼬박 두 번 씩 하는데, 주변에 함께 도와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늘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라며 박 씨는 환한 웃음을 짓는다.
그들이 모이는 장소는 아는 교회 목사님을 통해서, 작년부터는 시의 지원으로 점심식사비가 해결된 것이다. 일주일에 두 번 씩, 일년 내내 모이는 합창단이 일등을 거머쥐는 일은 그렇게 너무 당연한 이치였다. 화성시장애인합창단의 실력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는 대략 1년에 8번 정도의 순회공연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40여 명 단원들 모두 신바람이 난 상태다.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는 것은 사실 큰 의미나 목적이 있는 일은 아니예요. 그 무대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통해서 얻는 것이 훨씬 크니까요.” 초기 합창단을 시작할 때는 단순히 ‘갇혀 지내는’ 장애우들에게 조그마한 취미활동이 필요하다는 취지였지만, 이 과정을 통해 얻는 ‘치료효과’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컸다. 화성시장애인합창단 내에는 신체적 장애 외에도 정신적 장애를 겪는 장애우가 3분의 1 가량이다. “처음 6~7개월 동안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먼 산만 바라볼 때가 많았어요. 어느 순간 차츰차츰 마음의 문을 열면서 옆 사람 화음에 귀를 기울이고, 처음 보다 훨씬 밝아지신 분들 보면 모두가 놀라곤 합니다.” 박 씨의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연습에만 참가할 뿐 노래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던 한 장애우가 그래서 더욱 박 씨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다. “한 반 년가량 연습에만 참여하고 노래는 전혀 안 부르시던 분이었는데, 어느 날 연습 후에 손수 만든 천연염색 손수건하고 배 두 알을 챙겨서는 ‘고맙다’고 말씀하시고 홀연히 가시는 거예요. 아무 생각 안하고 계신 줄 알았는데, 그날 참 많이 울었습니다.” 박 씨의 눈가가 이내 벌겋게 달아오른다.
“연습오시는 분들께 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들은 무대 위에서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분들이라고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무대에서 아름답게 노래 부르고 박수 받는 모습이 다른 장애우들에게는 더욱 큰 힘과 희망이 될 수 있다고요.” 박 씨의 향후 바람은 그저 합창단이 지금처럼만 화목하게 매주 모일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그가 현재 몸담고 있는 장애인 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혼자 사는 장애우’들의 후견사업에 보다 많은 장애우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끔 노력하는 것.
“봉사나 복지요? 그건 대상자에 대한 사랑을 넘어 결국 우리들 모두, 내 자신을 존중하는 일입니다.” 그의 웃음이 사뭇 밝다.
그와 장애우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화성시장애인합창단의 하모니. 그것은 비단 합창단의 하모니를 넘어 장애우와 비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하모니일지도 모른다.
/유양희기자 y9921@kgnews.co.kr

다음 주인공은  장안면 주민자치위원장 백두현씨
타 지역과 자매결연 앞장
문화교류 활성화에 최선


“우리 마을을 잘 살펴보면 재미있는 일들이 많답니다.” 박종성 씨가 추천한 칭찬릴레이 다음 주자는 화성시 장안면 주민자치위원장 백두현( )씨다.
면 단위 지역마을들의 정감이 사라져가고 있는 요즘. 백 위원장은 지역 마을 활성화는 물론, 타 지역에 장안면을 알리는데 열심이다.
백 위원장을 추천한 박 씨는 “타 지역과의 자매결연을 맺어서 지역 문화 교류 활성화 등에 앞장선 분”이라며 “특히 마을의 자치 활동이 각종 단쳬의 봉사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하시는 모습도 참 존경스러웠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자매결연 동네와는 시골체험 행사 등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꾀하거나, 수확한 농작물 중 일부는 복지시설과 요양시설로 보내는 등, 백 씨는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백 씨는 “뭐 특별히 잘 한 것도 없는데 추천을 받게 돼서 부끄럽다”고 특유의 구수한 말투로 소감을 밝혔다. 그가 전하는 시골마을 이야기, 그리고 온정 넘치는 따뜻한 모듬살이 이야기가 기대된다.
/유양희기자 y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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