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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이종덕 성남아트센터 사장

아시아 새 ‘문화코드’로 힘찬 날갯짓

 

 

 

 

- 센터 개관 1주년을 맞았다. 평가해본다면.

 

 

▲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마치 실험무대에 선 기분이었어요. 서울예술의전당 등 사장직 실무 경험이 많다보니까 오히려 더욱 어렵게 느껴졌죠. 그래서 항상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랍니다. 언론이나 지역 등에서 호평해주시지만 아직 진행중이고 갈 길은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임하면서 더욱 할 일이 많아졌고 욕심도 많이 생겼습니다.

 

- 나이를 무색케 하는 욕심이 엿보이는데.

 

▲ (웃음) 나이에 비해 욕심이 많은 편이죠. 이제는 후배들과 제자들을 잘 키우고 싶습니다. 제 성격이 어떤 일이든 매듭을 지어야만 속이 후련해지는데 그런 추진력을 젊은 층에서 받아들였으면 해요.

 

- 성남에 오기전에는 줄곧 서울에 있었는데, 서울과 지역의 차이라면.

 

▲ 지역마다 차이점이 있겠지만 경기도는 수도권이어서 서울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여전히 시의원들과 시민 등 구성원들의 문화마인드가 낮은 편이죠.

 

성남아트센터가 안고 있는 고민도 그것입니다. 성남의 경우 분당과 ‘본도시’라 할 수 있는 지역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성남이라는 한 울타리 안의 양분화된 지역의 차이점을 파악하고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죠. 지금도 40% 관람객이 서울 시민이고, 30%가량이 분당과 수지 시민입니다. 본도시의 경우 7% 정도로 상대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성남아트센터가 분당 시민의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숙제라 생각합니다.

 

- ‘숙제’를 풀어나갈 방법은.

 

▲ 성남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확립하기 위한 ‘다섯가지 프로젝트’를 계획했습니다. 우선 과거 철거민 등으로 구성된 태평4동을 ‘모범동’ 삼아 실천했습니다. 문화사랑방을 운영하고 학교 벽에 미술 전문가가 그림을 그려줬죠. 또 가게마다 출입구에 꽃화분 등을 선물하는 등 삭막했던 동네가 전반적으로 문화가 살아숨쉬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시도한 거죠.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성남시 45개동에 문화 바람이 퍼져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단순히 공연 관람객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서 나아가 시민들의 문화 마인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합니다. 

 

- 공연장은 적자운영일 수 밖에 없는데, 자립도는 어떻게 올릴 것인가.

 

▲ 언론이나 의원들의 공연장 적자운영은 마땅한 지적이죠. 하지만 수익을 얻어내기 위해 항상 사람들이 몰리는 쇼나 연예인 공연을 유치할 수는 없어요. 국민의 문화적 수준을 높이며 메말라가는 정서를 풍요롭게 하는데에 공연장 설립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급 문화를 전달하면서 대중문화의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3류 극장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를 바탕으로 예산에만 매달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산은 국민의 혈세인만큼 다수의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발신지로서 고민하고 운영할 것입니다.

 

- 최근 ‘2006 석주미술상 특별상’도 수상했다. 소감은.

 

▲ 내 자랑만 늘어놓는 것 같아 부끄러워요. 서울 공연장에서 미술인들을 위한 전시 활성화를 위해 공간 마련 등에 힘썼던 것이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미술의 파급력과 중요성을 안다면 당연한 것. 성남아트센터도 전시장을 상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계 각 장르의 예술인들이 모두 자유롭게 그리고 발전적으로 창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공연장 사장이 수행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 예술과 봉사를 함께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 나환자들과의 만남은 제 인생의 소금입니다. 1974년부터 지금까지 나환자들을 돕는 운영위원으로 일하면서 매달 넷째주 주일이면 의왕시 라자로마을 성당 미사에 참례하고 있습니다. 나환자들을 위한 자선 공연 사업 등을 벌이면서 그들보다 제가 더 행복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예술과 봉사는 제 인생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 재임하면서 더 많은 계획을 세웠을 것으로 보이는데.

 

▲ 계획의 중심은 센터를 아시아권에서 성남을 대표하는 문화코드로 키우는 것입니다. 이미 중국 공연 관계자들과 경기도 8개 공연장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자매결연을 맺고 초청회의 등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도민들의 자존심을 높이고, 지역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글로벌 세계’에 어울리는 ‘글로벌 문화 발신지’를 기대해주세요.

 

“성남아트센터가 경기도의 자랑에서 나아가 아시아 공연계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대외적 이미지 업그레이드와 양질의 문화 선보이기에 주력하겠다.” 한국 공연계 산증인 이종덕(71) 성남아트센터 사장의 포부다. 61세에 예술의 전당, 65세에 세종문화회관, 그리고 지난해 성남아트센터 사장에 오르기까지 한국 최고 공연장의 수장을 도맡아 온 그다. 환갑을 훌쩍 넘긴 뒤에도 공연장을 떠나지 못한 그가 사장직을 연임하게 되면서, 그의 계획과 추진력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종덕 사장은?
오롯이 무대 뒤에서 살아온 이종덕사장은 1983년 문화공보부정책연구관을 지냈으며 83~87년 한국문예진흥원 상임이사를 거쳐 94~95년 서울예술단 이사장, 95년~98년 예술의 전당 사장을 역임했다. 또 지난 99년부터 2002년까지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근무한 후 2004년 성남문화재단 상임이사 겸 성남아트센터 사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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