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금)

  • 구름많음동두천 26.7℃
  • 맑음강릉 31.5℃
  • 구름많음서울 28.4℃
  • 구름조금대전 27.6℃
  • 맑음대구 27.9℃
  • 맑음울산 27.3℃
  • 구름많음광주 27.8℃
  • 맑음부산 27.7℃
  • 맑음고창 27.1℃
  • 맑음제주 28.6℃
  • 구름조금강화 26.8℃
  • 맑음보은 26.1℃
  • 맑음금산 26.5℃
  • 구름조금강진군 26.4℃
  • 맑음경주시 26.7℃
  • 맑음거제 27.4℃
기상청 제공

원로에게 길을 묻다<10>-경기대학교 이태일총장

 

-신년에 바쁘실텐데 시간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학사부터 박사까지 모두 경기대를 졸업해 애정이 많습니다. 경기대가 최근 대내적인 문제를 가지고 에너지를 많이 낭비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경기대가 과거를 잘 극복해 올해는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에대한 총장님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경기대에 인연을 맺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있게 생각합니다. 한국의 사립대학의 발전과정을 보면 대체로 3단계를 거칩니다. 첫번째는 설립자 1세대가 자신들의 재산을 모두 헌납하면서 좋은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대학을 설립하는 단계입니다. 두번째는 설립자 2세대 또는 3세대가 자신들은 대학을 위해 아무것도 헌신하지 않으면서 마치 대학을 개인 것으로 사유물화해서 권한을 남용하고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학내갈등은 물론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아 학교가 어려워지는 단계입니다. 마지막 3단계는 과거를 말끔히 극복하고 교육의 공공성이 확보될 정도로 대학을 투명하고 공개적인 제도에 의해 경영해 대학의 위상을 바로세우고 정말 좋은 대학으로 발전하는 단계입니다. 경기대는 2단계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현재는 이를 극복하고 3단계로 진입하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이런 일에 제가 앞장서서 노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저도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총장님같은 분이 오셔서 기대가 큽니다.
▲저도 제 삶의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학교를 아끼는 학내 구성원, 동문, 학부모, 지역 모든 분들이 학교를 이해해 주시고 학교가 한 단계 더 발전할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학의 문제를 한 번 짚어봐야 합니다. 현재 대학은 직장을 가기 위한 과정, 직장을 준비하기 위한 지식공장화에 발목이 잡혀 취업이나 고시준비하는 도서관화에 머물고 있습니다. 긴 인생을 살 때 4년간 쌓은 철학이 밑바탕이 되서 삶을 지탱해야 하는데 인성 및 인문교육이 너무나 취약합니다. 대한민국 대학의 한사람의 총장으로서 대학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학의 많은 졸업생들이 취업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은 정말 가슴아파고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이 힘들더라도 꿈과 열정을 가지고 미래를 보기를 바랍니다. 또 대학이 직업학교화된 것에는 대학 스스로뿐만 아니라 사회도 반성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50~60년대 어려운 상황속에서 발전해 온 것은 발전시키겠다는 의지와 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계화 시대 속에서 민족 고유의 정신인 '얼'을 가지고, 투철한 정신적인 기둥 아래 직업교육이 진행되야 합니다. 경기대도 교육의 중요한 목표를 '한국의 얼이 살아숨쉬는 대학으로 만들자'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정말 인간답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친구에게 의리를 지키며 사회에 봉사하고 국가에 헌신할 수 있는 민족 고유의 올바른 정신을 '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얼이 살아 숨쉬는 세계적인 전문가를 경기대에서 키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잘 살고 못 살고만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수준과 질도 대물림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본에 예속돼 교육조차 대물림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학과 같이 이를 극복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의 교육계가 지금 세계화시대를 맞아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교육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율적인 교육을 통해서 국민이 가진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는 것과 교육을 통해 빈곤의 대물림을 방지하는 것. 이 상반되는 두 가지 요소가 조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공교육을 강화하고 향상시켜서 돈 있는 사람들이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공교육을 통해 자기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도 이제는 교육에 투자할 때입니다. 이제까지 교육의 문제는 교육부, 교육청이 알아서 하는 문제고 지자체는 교부금만 주면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이제는 지자체가 교육의 문제를 교통이나 환경의 문제보다 더 우선해서 지자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인식하고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는 선거도 도지사와 교육감을 런닝메이트 개념으로 가자는 의견이 있고 상당히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교육의 문제가 교육부나 교육청의 문제로만 떠 넘기지 말고 대학과 지자체가 손을 잡아야 할 때라고 봅니다.
▲지자체장이 선거에 나올때도 교육에 관한 공약을 직접 해야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투자도 해야 합니다. 교육문제를 주택.환경.교통 문제보다 더 우선해서 공약하고 그것을 실천할 때입니다. 경기도가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운영중인 영어마을도 연간 100억원 정도의 적자가 난다고 들었습니다. 세계화시대에 영어마을도 필요하지만 교육의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영어마을을 위탁경영하고 100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으로 공교육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중임제 등 개헌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치학원론 첫 줄을 보면 '정치는 삶의 총체적인 표현이고 삶에 정치가 아닌 것이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치학을 전공하신 총장님께서 현실정치에 대한 진단을 부탁드립니다.
▲정치를 보면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대단히 실망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치의 거시적인 지표를 보면 그렇게 혼란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령 정치의 한 쪽 연장선상인 외교를 보면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했고, 경제를 보면 3천억불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원자재가 없는 우리 나라에서 대단한 일입니다. 다음 대선이 다가오고 있지만 선거에서 돈을 쓰지 않아도 당선될 수 있고 국가권력기관의 권력도 분산됐으며 대통령을 비난해도 잡혀가지 않을 정도로 민주화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대단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정당간에 대화를 해서 국민을 위해 합의하는 일이 거의 없고 비난만 난무하며 각종 비리사건들이 터져나오고, 심각한 주택문제와 청년실업문제로 국민들의 불만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를 직시해야 합니다.

 

 

-거시적으로는 좋게 평가하지만 미시적인, 즉 현장에서는 불만이 많다는 말씀이시군요. 이에대한 총장님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해결되야 합니다. 우선 정치권과 정치지도자들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돌입했을때 정부의 역할이 무엇이고 국민이 역할이 무엇인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합니다.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청사진이 있으면 각 정당간 정책시행방식에 차이가 있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정치권이 서로 비난만 하지 말고 청사진을 향해 다양한 정책시행방식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래야 정치가 선진정치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국민들의 몫입니다. 정치가 잘못됐다면 원론적으로 그 책임의 절반은 국민들에게 있습니다. 우리들은 투표하는 것을 너무 소홀히 하고 간단하게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정치가 되기를 바란다면 선거때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해서 후보자들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또 자신이 확신을 가지고 투표를 했으면 그 결과에 대해 공동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정치가 잘못됐다고 비난하려면 국민이 국민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주인이 머슴을 선택하는데 과거 행적부터 인간성까지 따지듯이 정치인도 공약은 물론 인물됨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이 사람을 밀어줘야 겠다고 생각한뒤 투표를 하면 이 사람과 함께 하면서 공동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제는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정치에 있어서 국민의 몫을 지적한 총장님의 견해에 매우 동의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공부를 안한다. 정치가 너무 타락했다' 등 현실이 혼란하다는 것은 공자님 때부터 있어왔습니다. 개인이나 조직, 국가 모두 생로병사의 과정을 가진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점이 생겼을 때 극복하는 방안을 찾느냐 못찾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제가 처음 생겼을때 첫 의원들은 돈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지방자치제가 여러번 실시되면서 작년 지방선거에서는 돈을 안 가져도 개인의 역량만 뛰어나면 선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면 지방행정부도 긴장합니다. 정치는 사랑해야 할 대상이지 무조건 외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이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나라와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많은 관심 때문에 정치가 훨씬 발전을 해 왔습니다. 처음에 지방자치제가 실시될 때는 지방 토호들이, 돈 가진 사람들이 많이 당선됐지만 주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정치가 잘 되는지 지켜보면서 지방선거가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정치는 정말 대단히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를 전공한 정치학자로서, 상아탑의 지도자로서 한반도의 분단 극복, 그리고 통일 이후의 우리의 미래에 대한 총장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후 통일문제가 굉장히 어렵게 됐고, 남쪽에서는 일종의 남남갈등이 상당히 심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코 북한이 핵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일단 이것을 전제로 놓고 제가 드릴 말씀은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가능한 긴 안목을 가지고 이 사태를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민족의 분단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사실상 비롯됐습니다. 일제가 36년간 한반도를 지배하면서 한반도를 지켜나갈 자립적인 힘을 모두 없애면서 외부세력인 미국과 소련이 들어오면서 분단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통일은 일제로부터 실질적으로 독립하는 독립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는 지정학상 강대국들 사이에 있지만 우리가 한반도의 운명을 책임질 수 있는 힘을 가질 때만 우리 민족의 번영과 평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다른 도와 달리 경기도는 남북의 접점에 있습니다. 연천, 포천 등은 땅의 90%가 그린벨트일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통일문제를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북한의 문제는 무엇인지, 통일 이후는 어떻게 대비해야하는 지 등에 대해 고민할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경기대와 경기도가 경기도민을 주축으로 통일에 대한 교육과 비전을 찾아보는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경기대가 있는 경기도의 역할을 말하고 싶습니다. 경기도는 세계를 향하고 한반도의 중심에 있으면서 북쪽은 휴전선과 접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중심지에서 통일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기관을 경기도와 경기대가 힘을 합쳐서 만들어서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대비하고 그 이후의 국가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름을 경기민족통일연구원이나 경기통일아카데미 등의 형태로 만들어서 총체적인 연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가령 북핵문제가 잘못돼 전쟁이 나고 영변 핵시설이 파괴된다면 거기서 나오는 핵분진이 서울과 경기도에 금방 오고 한반도는 쑥대밭이 될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있으면 안됩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현재 한국의 정규군대는 68만명이고 북한의 군대는 117만명입니다. 이 좁은 한반도에서 180만명의 군대가 최신무기를 가지고 겨누는 꼴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군대는 140만명에 불과합니다. 중국도 230만명 뿐이고 매년 군대를 감축하고 있습니다. 일본 자위대도 30만명뿐입니다. 이 좁은 땅에 180만명이 서로 겨눠서 어떤 발전을 기대하겠습니까. 현재 세계화 시대는 물류의 시대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륙에서 오는 물류가 휴전선에서 모두 끊깁니다. 이것은 젊은이들의 앞날과 직결된 생존권의 문제입니다. 통일의 문제가 어렵지만 어떻게든지 이뤄내 민족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세계화 속에서 동북아의 평화공존, 번영이 중요한데 국제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그동안 강대국들은 쌍방 안보체제를 통해 세력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나 양자간 안보체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위험이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6자회담은 강대국은 물론 남북 당사자가 모두 한 테이블에 모여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좋은 모범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는 우리 민족이 힘을 키워 강대국들과 함께 다자간 동북아 안보 질서를 구축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반도가 중심이 돼 다자간 동북아 안보체제를 구성하는 것이 우리의 장기적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반기문 총장에 대한 말씀도 있었지만, 그분이 서울대 강의에서 "북한은 나를 잘 활용하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으로 대표되는 유엔기구를 잘 활용하라는 말 같습니다. 그런분을 배출할 만큼 국가의 역량이 있다는 것, 이 가운데 다자간에 힘의 균형도 잘 잡고, 능동적으로 견인해 갈 수 있는 우리나라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통일, 그러니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확 통일되는 장면을 생각하는데, 그것은 안됩니다. 통일은 일단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그 다음에 쌍방간 장기간에 걸쳐서 교류하고 협력하고, 그래서 길게 통일되는 과정을 선택해야 합니다. 평화체제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길게 보고 상호협력 교류 해야 제대로 된 통일이 됩니다. 벽이 무너지고 후닥닥 되는 독일처럼 되면 문제가 있고, 두려움이 있고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통일문제를 길게보자는 말이 바로 이 말입니다.

 

 

-정치학자라 다르신데, 이 순간 우리 민족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한 대치속에서 3천억불을 달성하고 경제 11위의 대국이 되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의 저력, 발전 역량, 이런 것을 확실하게 믿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한반도는 우리 민족이 살고 있는 조건이 대륙과 해양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우리나라 한반도는 자연조건에 있어 대륙과 해양을 다 경험할 수 있게 돼 있고, 양측으로부터 모두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기후는 3한4온이 매우 명백해서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의 두뇌에 끊임없이 자극을 줍니다.
외국의 한 학자는 한 민족이 유태민족보다 앞설수 있다고 예언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이를 믿습니다. 자연과학적으로 자극을 하면 할수록 두뇌발전이 있을수 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 속에서 가장 발전할 수 있는 여건에 있다는 뜻이지요. 우리 민족은 뛰어난 두뇌뿐 아니라 풍부한 감수성이 있다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이를 입증하면 영국에서 1760년대에 산업혁명이 일어나서 자본주의화 됐는데 250년이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1960년에 근대화를 시작해 50년만에 근대화를 완성했고, 영국수준을 따라갈 만큼 경제가 발전했습니다. 이는 대단한 일입니다. 정치적으로도 군부독재를 1960년대부터 시작된 군부독재를 줄기차게 싸워 80년대 중반 90년대 오면서 군부독재를 완전히 정치무대에서 사라지게 하고 민주화를 국민 누구도 대통령을 비난해도 잡아가지 않을 정도의 민주화를 이끌어냈습니다.
빠른 속도의 근대화, 빠른 속도의 민주화, 하나 더 붙여서 한류. 비 같은 가수가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인물에 선정될 정도로 문화도 발전했습니다.
현재 여러가지 미세하고 일상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문제도 많고 사회가 시끄럽고 혼란스럽지만, 우리 민족은 끝내 세계에 우뚝선 민족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고하게 믿습니다.

 

 

-세계화와 지방화, 분권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역과 지역대학의 교류도 필수적이라 보는데, 경기대 수장으로서 수원과 경기도 등 지자체와 어떤 모델로 발전해 나갈 생각이십니까.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화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경기도는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화성이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개발하려고 하고 올해에는 경기도, 서울시, 수원시 등 세 지자체가 정조대왕 능행을 재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외형적인 것에 그치지 말고 화성의 정신적인 면을 찾아야 합니다. 화성을 축조하고 능행을 한 정조대왕의 정신, 그분이 갖고 계신 개혁정신, 효심, 또 백성들의 의견을 다가서서 들으려 했던 민주적인 생각들을 정조사상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을 깊게 연구해 경기도 최고의 문화유산인 화성의 정신을 경기대와 지자체가 협력해서 세워 경기도의 정신적인 정통성을 세우고 싶습니다.

 

 

-정말 동감되는 말씀입니다. 경기도의 아이덴터티를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그것은 결국 주인정신을 가져야한다는 말이겠지요. 행정을 하는 경기도와 이념과 철학을 찾는 상아탑, 즉 경기대가 함께 손잡고 정조정신을 탐구해야 할 것입니다.
▲아름다운 화성에 정신을 불어넣고 도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연구기관을 만들고, 한국학 중앙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연구해 정조사상 연구 심포지엄 등을 연차적으로 개최하고 싶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에 경기도민이 함께 참가해야 할 것입니다.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시절에 "내가 속한 나라의 최고 가치는 문화가 되는 문화대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시절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가수 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한류 등 모든 것이 결국 문화라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문화의 르네상스라 불리웠던 정조시대를 경기대와 경기도가 함께 연구하길 바랍니다. 또 대단히 경계선의 위치에 있는 경기대가 총장님을 필두로 경기대에 안주하지 말고 열정을 가지고 수원에서 경기도로, 중앙정부로, 동북아로, 세계로 에너지를 표출하면서 나가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자신의 노력을 통해 이겨내겠다는 올바른 정신과 자세가 필요합니다. 구성원들이 올바른 생각을 못 갖고 올바른 길을 함께 가지 못하면 그 사회는 삭막하고 비참할 것입니다. 앞으로 경기대가 한국 고유의 얼이 살아있는 세계적인 전문가를 키워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태일 총장은?

 

 

경기대학교 이태일(65) 총장은 경주출신이며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했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를 취득했다. 1977년 동아대학교 교수가 된 이후 1992년 동아대 총장, 2002년 부산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위원, 2003년 열린우리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 등을 거쳐 2005년 경기대 총장으로 임명됐다.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교육위원장, 6.15 공동위원회 경기본부 고문, 경기지역혁신협의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송기출 대표는?

 

 

한국국제문화교류원 송기출(49) 대표는 수원출신이며 경기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82년에는 한국청소년적십자(RCY) 전국중앙학생연합회 총학생회장을 거쳐 참빛청소년 상담마을 사무총장을 맡았고, 경기도 정책보좌관과 수원시 청소년문화센터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국제문화교류원 대표 및 한국청소년 보호연맹 중앙이사를 맡고 있으며 정조의 사상에 대한 심층적 연구 및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담=한국국제문화교류원 송기출대표   /정리=류재광기자 zest@kgnews.co.kr
사진=최윤영 프리랜서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