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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에게 길을 묻다<12>-윤옥기 전 경기도교육감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인상깊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반면 부족했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지켜봐 주신 것에 대해 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재임기간이 비록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보람있었던 일을 말씀드리면 첫째, 경기도교육청 제2청사 설립입니다. 제2청사 건립은 본인의 선거공약으로 경기북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경기도는 전국 제일의 교육인구를 가지고 대도시와 농촌의 특성을 가진 거대하고 복잡한 구조로 교육행정력이 이를 뒷받침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경기북부지역을 담당할 새로운 기관을 적극 추진하였는데, 이는 전국 최초의 일이고 당시 작은 정부를 실현하려는 당시 정권아래서는 국회 입법절차를 거쳐 새로운 기관을 신설하는 것이 불가능 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분위기였지만 경기도민 121만명이 서명에 동참해 주시는 등 주민들의 적극적인 성원, 관계공무원의 헌신적인 노력 등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임기 내에 개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는 것이 큰 보람으로 여깁니다. 모쪼록 제2청사가 북부지역의 교육발전과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심체로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와 교육협력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 일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양적 규모는 전국 최대이지만, 교육의 질적 지표인 학급당 학생수, 1인당 공교육비 등은 전국 최하위인 상황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래 매년 70여개 이상의 학교를 신설해야하는데, 이에 따른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경기도지사님을 만나 교육환경 개선이 도민의 삶의 질 제고와 경기도의 정체성 확립에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경기도의 교육 현안을 함께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하였고, 전국 최초로 교육협력담당관실을 신설하고 교육청과 도청 양기관 간의 원활한 협력을 위한 교육협력관을 상호 파견하여 교육협력사업계획의 방향 및 의견조정역할을 담당케 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와 정책 조율을 효율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2003년~2004년 추진한 교육협력사업을 살펴보면 농어촌교육여건 개선, 우수인재 육성, 교육복지 확충 3개 분야 총 17개 사업에 2,150억원이 투입되었는바, 주요 교육협력사업은 농어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좋은 학교 만들기, 외국어교육 활성화, 초등학교 원어민교사 배치, 중등학교 외국어교육 기반 확충, 영어교사 해외연수, 특목고(외국어고) 설립 지원, 과학 교육 활성화, 실업계·특성화고 내실화, 병설유치원 종일반 운영, 대안학교 지원, 특수교육보조원 지원, 학교(공공)도서관 활성화 등이었습니다.
처음 교육협력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일반자치에 교육자치가 편입되는 수순이다’, ‘교육자치가 일반자치에 예속된다’ 등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타시도에서 경기도의 교육협력사례를 벤치마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마음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재임기간동안 경기교육의 질적 성장을 위하여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손학규 전경기도지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협력사업에 동참해 주신 시장·군수님들에게도  고마운 뜻을 전해 드립니다.
셋째,  6학급 이하 초등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입니다.  취임당시 6학급 이하 초등학교는 통폐합 정책의 대상에 가까워 오랫동안 교육환경개선 사업에서 제외되어서 학교의 교육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고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은 물론 심지어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태에 있는 학교도 있었습니다. 저는 임기동안 216개 소규모 초등학교에 240억원을 지원하여 노후시설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하여 지역주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돌아오는 농촌학교로 만든것이 보람으로 남습니다.
넷째, 특수목적고등학교 설립입니다.  취임당시에 경기도의 우수학생들이 서울로 진학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교육부 및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협력을 얻어 2004년에는 명지외국어고등학교(사립)를, 2005년에는 의정부과학고등학교와 동두천외국어고등학교(공립), 용인외국어고등학교(사립)를 설립하였고, 2006년 개교를 목표로 수원외국어고등학교, 성남외국어고등학교, 김포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였습니다. 이로서 경기도를 권역별로 특목고 벨트의 기초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요즈음에는 서울학생들이 우리도의 특목고에 진학하려고 노력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매우 보람으로 여깁니다.
다섯째, 교육청 직속기관을 확대 개편한 일입니다. 율곡교육연수원 분원으로 있던 외국어연수원 및 예절교육원과 정보연구원 분원으로 있던 과학교육원이 분원체제로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음을 해결하고자  각각 분리 승격시키고 강의동과 기숙사동을 신축 및 개축함으로서 교직원의 연수 및 연구지원능력을 극대화하여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에 기여하게 한 것도 보람으로 여겨집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재임 3년 동안 260여개교를 개교하였음에도 택지개발로 늘어나는 유입인구와 학생수를 감당하지 못해 목표치인 학급당 학생수 35명을 달성하지 못한 것과 경기도교육청제2청사가 퇴임이 임박해서 개청하는 바람에 경기북부지역의 교육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1세기 교육은 가장 중요한 것이 창의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은 암기주입식 교육으로 국가경제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지만, 이제 국가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창의력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세계경제는 1위가 아니면 살기 힘듭니다. 우리 교육이 창의력을 계발할 수 있는 선진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인재를 키워내야겠습니까.
▲현재 우리 교육의 기본 방침은 평준화 제도입니다. 평준화 제도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 교육자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쟁점 가운데 하나는 창의력 있는 영재를 길러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영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영재교육이 따로 있어야 하겠지만, 어떤 사람이든지 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고 정열을 쏟을때 영감을 얻고 노력하는 것이 영재의 길이라고 봅니다. 사업가가 열성을 다해서 자신의 목표를 구현하는 길을 찾는 것처럼,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열정을 가지고 하면 무엇이든지 이뤄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영재교육을 시키려면 영재학원이나 특수목적고 등 영재학교가 많이 세워져야 한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특목고가 난립한다면 특목고도 서로 일류, 이류 등으로 순위가 매겨지게 될 것이고, 최후에는 특목고에 가지 못한 학생이 어쩔수 없이 일반학교에 가게 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이때문에 특목고를 세우는 것도 적당히 안배를 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특목고가 너무 적은 것도 문제가 됩니다. 특목고에 가기위한 경쟁이 워낙 세서 학생들이 너무 공부만 해 영재가 되기도 전에 모두 병들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평준화를 교육특기자를 육성하는 방안으로 보완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동안 평준화는 공부 못해서 농촌으로 내려가고 놀림받는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해 왔지만 영재를 키우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제 평준화 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학생·지역·빈부간 갈등을 최소화한 현재에서 그치고, 이제는 영재를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수학 잘하는 학생은 한 학교에서 수학영재로 키우고, 문학 잘하는 학생은 문학학교에서, 심지어 휘파람을 잘 부는 학생들이 많다면 휘파람 전문학교를 만들어서 우수한 교수진이 지도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원 유신고의 경우 수학특기자육성교로 지정하고 정원외 20명을 수학 잘하는 학생으로 마음대로 받도록 했습니다. 학구가 다르고 타 지역이라도 배정전에 먼저 선발하도록 했습니다. 현재는 유신고를 가려는 수학특기생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이런 방식이야 말로 평준화 틀을 유지하면서 영재를 육성할 수 있는 모범사례가 될 것입니다.

 

 

-우리 교육도 특기있는 학생들을 특기자육성교로 만들어 그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지적은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한 사람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먹여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평준화도 중요하지만 그 단점을 보완한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자기가 좋은 것을 어렸을때부터 배우기 시작하면 그 부분이 굉장히 발전하고 거기서 창의력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적 창의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예술적 창의력도 중요합니다. 영재를 이야기 할 때 과학분야만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현재 평준화 속에서 영재가 육성되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체육분야입니다. 우리나라를 빛내는 분야 쪽에 체육, 연예계 쪽이 많습니다. 예체능교육에 있어서 학교는 발목을 잡을 뿐 유명한 선수들은 가족이 길러냈습니다. 축구에서 소위 바나나킥이라고 하는 것도 창의력에서 나온 것입니다. 창의력 교육은 어떤 소질이든지 재능이 있는 분야를 길러주는 것입니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특성화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열악한 재정여건 속에 특목고 등을 설립할 때 지자체 재정지원이 더 필요한 실정에서 지자체와의 관계정립은 어떻게 되야 한다고 보십니까?
▲저는 특성화 교육이란 학교가 환경 여건, 교육적 요구,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학교·지역 단위 교육을 차별화·브랜드화 함으로써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는 지리적·자연적 특성이 다양하며, 교육적으로 이용 가능한 물적·인적·문화 자산이 풍부합니다. 학교 또한 지역적 특색에 따라  처한 환경과 교육적 요구가 다를 수 있습니다. 현재 경기도의 각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육특구 지정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므로  교육청에서 해당 자치단체와 협력을 한다면 특성화 교육은 잘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안산의 한국조리과학고, 하남의 한국애니메이선고, 이천의 한국도예고 등은 모범사례가 될 것입니다.
또한, 특목고 설립하는 데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데 도교육청 재정형편으로선 이에 대처할 예산을 투자하는데 한계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교육서비스 제공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때문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는 타시도에 비해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특목고 및 특성화고교를 설립하는데 필요한 예산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이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장 개인차원의 관심사항으로 지원되는 실정입니다.
앞으로는 교육청과 자치단체간의 정책협의회 등을 제도화하여 이를 통하여 경기도의 교육현안 해결 및 지역교육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시설투자를 지원하고 교육청은 지역특성에 알맞은 학교운영을 통하여  명문학교로의 발전을 책임지는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설립에 주체가 된 지방자지단체 주민의 자녀가 학교에 진학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서 실질적인 혜택이 가도록 법규정을 개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 대입제도가 논술, 내신, 수능이라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며 학생들을 입시 전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입제도의 올바른 개선방향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죽음의 트라이 앵글이라는 말은 한 고등학생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학교내신성적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학논술시험 준비를 모두 다 하려니 너무 힘들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린데서 나온 신조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날 많은 고교생들이 청소년의 발산하는 욕구를 참아내면서 내신관리와 수능시험을 대비하여 밤늦게 까지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고 심지어는 심야에 학원수업을 듣는 등 힘겹게 생활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더욱이, 2008학년도부터는 대학수학능력 시험 성적이 석차 등급제로 전환됨에 따라 입학시험으로서의 변별력이 약해져서 논술시험이 대학입학의 당락을 좌우하는 결과를 낳게 되어 논술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또 하나의 큰 부담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대학입시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면 대학입시는 근본적으로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대학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입시방법을 통하여 학생선발을 하고 학생은 자신의 특기와 적성에 맞는 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에 맞춤식 준비를 함으로서 3개 영역(내신, 수능, 논술)모두를 잘해야 만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 되는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인은 교육을 통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아를 실현해 갑니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 자신만의 차별화된 인생을 살고자 하는 욕구가 크며, 사회에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창의력과 자기계발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의든 타의든 우수학생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입 전형 제도도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변화를 담아내는 쪽으로 가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입시의 제 문제는 정부가 입시의 형태를 규정하고 통제함으로서 각 대학들은 규정된 틀 안에서 학생들을 선별하려다 보니 오늘날의 기형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모든 분야를 다 공부하고 또한 잘해야 하는 슈퍼맨, 만능맨을 요구하는 입시제도는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논술시험도 대학별 출제를 하지 말고 학교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면 만족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내용으로 정부가 출제 및 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입 전형 자료로 비중이 높아진 대입논술시험은 대학별로 출제하여 학교교육이 따라가지 못하는 출제 방식에서 객관성 채점의 공정성, 신뢰성 등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고,  따라서 대입논술시험이 과연 ‘평가가 교육의 연장선상에 있는가?’, ‘학생에게 고통과 학부모에게 사교육비 부담만 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물음에는 긍정적 답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우리나라 논술 시험의 원조인 프랑스 대입자격 시험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교육부가 1년 전에 출제 범위를 미리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들은 1년간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출제 방식도 각 대학별로 출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은행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바칼로레아」는 우리나라의 논술 시행 방식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교육계는 교원평가제 실시를 놓고 교원단체가 반발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교원평가제는 어떤 방식으로 실시되는 것이 옳다고 보습니까.
▲저는 최근 뉴스를 통하여 교원평가를 두고 거리에서 시위하는 교육주체들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학부모단체는 평가결과가 해당교원의 신분이나 보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심지어는 퇴출도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반면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학부모 학생이 참여하는 평가 자체를 반대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에 의하여 결정되고, 또 훌륭한 교사에 의하여 훌륭한 인재가 길러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따라서 교원의 자질과 전문성을 높이는 것은 교육정책에서 핵심이고 평가도 교원의 자질 및 전문성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교원 평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시행하는 데는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평가를 ‘누가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평가하느냐?’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초등학생이 과연 선생님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학생들의 평가가 자칫 인기투표로 변질되지 않을지?’,  ‘학부모가 공개수업을 몇차례 보고 그 선생님의 모든 것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지?’, ‘학부모가 수업이외의 생활지도, 행정업무 처리, 공직자로서의 자세 및 교원으로서의 사명감등 영역을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어 교원평가가 객관성과 신뢰성이 담보된 후에 교원들의 공감대와 자존심이나 사기가 훼손되지 않도록 깊은 배려를 염두에 두고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부모 및 학생의 평가만을 의식한 인기위주의 교육활동을 한다면 진정한 교육은 설 땅을 잃게 될 것입니다.

 

 

-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를 폭행하거나 학생,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등 교단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참스승으로서 교사가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요. 그리고 학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오늘날 학부모의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고 교육적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 짐에 따라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는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으나 대응하는 교사는 수요자의 요구를 미처 채우지 못하고, 이러한 낮은 교육만족도가 곧바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사교육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며 이에 따라 학교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낮아지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는 각자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갖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참된 스승으로서 지적인 권위와 감성적인 권위를 겸비하고 학생 개개인의 능력에 맞도록 눈높이 교육을 실천하며, 인격적인 감화?감동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이 자기혁신을 통하여 참교육 실천을 위해 노력할 때 교사, 학교와 학생, 학부모의 거리는 좁혀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가 커지며 나아가 학교가 우리 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학부모는 학생교육을 교사에게 전적으로 믿고 맡기며 학교에서는 재량권을 가지고 교육활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였지만, 오늘날 학부모는 교육의 주체로서 학교경영에 참여를 하며 학교에 많은 요구를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때로는 학교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이해대립으로 학교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학교를 바라보며 자녀교육 문제에 대하여 교사에게 상담 ? 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학부모가 교사와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면 상호간이 이해를 하게 되고 신뢰감도 쌓이게 되며, 이는 결국 자녀인 학생의 교육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지 않는 풍토에서는 교사가 열심히 가르친다고 해도 교육의 효과는 크지 않으므로 이의 해소를 위해 학부모가 솔선하여 교사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이를 본 학생들이 교사에게 존경심을 갖고 생활하게 되고 교사는 그 학생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볼 것이며  궁극적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 나아가서 사회전체에 바람직한 영향을 주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경기교육 발전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교육은 큰 틀을 만들고 한꺼번에 변화시키려고 하면 안됩니다. 작은 곳에서 혁신을 시작해 이를 차츰차츰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학생들이 원하고 사회가 원하는 학교를 지어야 합니다. 학교를 짓고 올테면 와라라는 현재의 방식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지역사회가 함께하고, 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바뀌어야 합니다. 권위적인 자세를 버리고 학생과 학부모 등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 교육행정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교육가족들이 이를 깨닫고 몸소 실천할 때 경기교육은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윤옥기 전 경기도교육감은

 

 

윤옥기(74) 전 경기도교육감은 양주출신이며 의정부공고 및 단국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55년 양주 백석초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뒤 가능·중앙·생연초등학교 등 학교에서 교사를 지냈고, 1987년 광명동초교 교장, 1993년 포천교육장, 1998년 율곡교육연수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경기도교육감을 지냈으며 문교부장관표창,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협성대학교 경영대학 이민상 교수는

 

 

협성대학교 경영대학 이민상(48) 교수는 화성출신이며 유신고등학교 및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상업교육학과 및 한남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천안상업고 교사, 1992년 동해대 교수 및 교무처장을 지냈고, 2002년에는 학교법인 한솔학원 한국디지털미디어고교를 설립했으며 1996년부터 현재까지 협성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대담= 협성대학교 경영대학 이민상교수 /정리=류재광기자 zest@kgnews.co.kr
사진=최윤영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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