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금)

  • 흐림동두천 28.9℃
  • 구름많음강릉 36.5℃
  • 흐림서울 29.8℃
  • 구름많음대전 32.1℃
  • 구름많음대구 33.8℃
  • 맑음울산 34.7℃
  • 흐림광주 31.1℃
  • 맑음부산 32.4℃
  • 구름많음고창 32.0℃
  • 맑음제주 32.7℃
  • 흐림강화 28.3℃
  • 구름많음보은 30.7℃
  • 구름많음금산 ℃
  • 구름많음강진군 31.3℃
  • 맑음경주시 36.6℃
  • 맑음거제 32.2℃
기상청 제공

안익태의 빛과 그림자, 애국·친일 ‘인생변주곡’지휘

한국 대표 음악가서 친일파 비난받는 추락한 삶 조명
독일 방문 숨겨진 행적 추적… 아픈 식민지 음악사 복원

“친일이냐 애국이냐의 이분법을 피해가는, 일제강점기 음악연구의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잃어버린 시간 1938~1944(세계적인 음악가 안익태의 숨겨진 삶을 찾아서)’를 펴낸 지은이 이경분은 애국가를 작곡한 한국 대표 음악가에서 친일파 ‘혐의’로 한국인에게 비난받는 인물로 추락한 안익태의 삶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중립적인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안익태의 삶에는 1942년에 일제가 세운 괴뢰 만주국 건국 10주년을 찬양하는 ‘만주국’을 작곡하고 지휘했다는 것과 1942년부터 1944년까지 독일주재 일본 외교관의 집에 머물며 당시 베를린 일본공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는 것 등의 친일 흔적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그는 ‘애국가’와 ‘코리아 환상곡’의 작곡자이자 베를린 필하모니와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세계적인 음악가로 친일 흔적보다 더 깊은 업적을 새겼다.

저자는 한국의 음악가이자 한국을 배신한 친일파로 논란의 중심에 선 안익태의 숨겨진 삶을 찾아 독일로 간다.안익태 삶의 일부분인 1938년부터 1944년까지의 활동내역을 발굴해 사실과 왜곡이 뒤섞인 한 음악가의 전성기의 삶을 추적하고, 여전히 비어있는 식민 시기 음악사를 복원하기 위한 출발이었다.

나치 시기 자료들이 보관되어 있는 독일의 국립문서보관소와 그가 협연했던 오케스트라 문서보관서 등을 방문해 논란의 중심이 되어버린 안익태를 만난 것이다.

책은 이 여정을 그리는 보고서와 자료를 토대로 해석한 결과를 담는 이중형식으로 구성했다.

1장에서는 큰 테두리에서 ‘음악가’ 안익태를 살펴보고, 이어 제2차 세계대전 동안의 연주활동을 재구성해 전체 윤곽을 그렸다.

 

여기서 그 동안 안익태와 관련해 드러나지 않았던 단체 ‘일독회’의 자료를 토대로 한 것으로, 독일 등 에서 지휘한 연주회가 스승 슈트라우스와는 직접적 상관이 없음을 밝힌다.

제3장부터 제5장까지는 일독회를 깊게 파고들어 안익태의 문화적·정치적 역할을 살피고, 그의 스승 슈트라우스와 동경시절 스승이었던 고노에와의 관계를 설명한다.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마지막 장에서는 1938년까지 민족의 독립을 걱정하던 안익태에서 1942년 만주국의 음악대사, 일본제국 관료와 협력하는 생활 등 한 인물의 모순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이야기한다. 그동안 친일과 애국이라는 이분법으로 평가됐던 안익태를 새로운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익태의 독일 자료를 발굴하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연구가 결과적으로 그가 일제에 협력한 사실을 밝히는 작업이 되었습니다. 성숙한 사회는 한 인물을 기릴 때 찬양하고 미화하는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만 진실을 밝히는 방법도 있음을 수용하는 사회라 생각해요. 후손들이 아픈 역사를 보고 배울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음을 잊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