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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공무원, 비결은 “내 일처럼…”

인천시 남구청 민원과 이찬섭씨 ‘…서비스맨상’ 받아
쓰레기투기 등 단속보단 계도… ‘시민정신’ 함양 앞장

 

인천시 남구청 민원지적과에 근무하는 이찬섭(41)씨는 최근 한국정책방송 KTV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바람직한 공무원상’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TV 목민심서’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이씨에게 바라는 ‘바람직한 공무원상’은 대단하지 않았다. 이씨가 17년간 공무원으로 본연의 일을 묵묵히 해온 평범한 모습 자체를 보여만 달라는 것이었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녹화에서 평범한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너무나 평범하고 당연한 말이었지만 공무원들이 이같은 길을 걷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이씨가 제시하는 평범한 공무원이 되는 길은 간단하다. 민원인들과 업무를 대하면서 ‘일터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라고 여기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장마철 축대를 검사하더라도 한번 더 자세히 살펴 보게 된단다.

“밤 늦은 시간에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 지키고 서 있으려면 지루하기도 하고 갑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단 투기자들로 인해 쓰레기처리비용이 주민의 세금, 곧 나의 세금으로 충당된다고 생각하면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씨는 마냥 불법 투기자를 적발하는 데만 주력하지 않았다. 계도도 이씨의 몫이었다.

한번은 이씨가 무단 투기를 하는 할머니를 적발했다. 그러나 이씨는 과태료 통지서 대신 경고장을 발급했다. 형편이 어려워 폐지를 주어 용돈을 마련하는 할머니였기 때문이다. 이씨는 할머니에게 무단 투기를 해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 이후 할머니는 그 동네 무단 투기자들에게는 가장 무서운 잔소리꾼이 되었다.

이씨는 지난해 뜻밖의 상을 받았다. 인천시가 헌신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위해 제정한 ‘베스트 서비스맨’상이다. 공무원들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상이 아니라 민원인들이 후보를 선정해 수상자가 결정되는 상이라 기쁨이 더욱 컸다.

“그만큼 민원인들이 편안한 행정서비스를 받았다는 이야기라 큰 보람을 느꼈고 저보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많은데 상을 받게 되니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남매인 아들과 딸이 보기에도 이씨는 평범한 아버지다. 평범하기에 너무나 자랑스러운 아버지다.

“전에는 자식들에게 직장 이야기를 잘 안했지만 요즘은 저의 생활을 이야기합니다. 평범하게 제 일을 수행하는데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있고 이것이 자식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자식들도 이제 저의 평범한 일상을 응원하니 더욱 살맛이 납니다”며 이씨는 민원업무 접수 창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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