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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만 주면 비정규직도 ‘OK’

인쿠르트 설문…무조건 취업 68%
“먹고 사는 게 급선무” 생활고 절박

“월 70만원짜리 비정규직이라도 좋습니다. 제발 일이나 좀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직장을 잃은 이형성(가명·37·수원시 권선구)씨는 최근 입사용 이력서 제출 횟수를 헤아리다 스스로 고개를 떨궜다.

그동안 구직을 위해 몸부림친 시간이 비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다. 갓 태어난 아이와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식당에 나가 일하는 아내를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직장을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오명근(가명·43·용인시 기흥구)씨의 사정도 별반 다를게 없다.

오씨는 작년 11월까지 전국의 취업박람회장을 샅샅히 뒤지며 구직활동을 했다. 생활은 정부에서 지급하는 실업급여로 4가족이 어렵게 버텼다.

오씨는 실업급여를 받을 당시에는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오씨는 정규직 취업에 번번히 실패하자 최근 비정규직으로 눈을 돌렸다. 당장 생활고를 겪는 ‘발등의 불’부터 끄자는 생각이 앞선 것이다.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 실업자들이 ‘비정규직이라도 좋으니 일자리를 달라’는 절규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구직자 10명 가운데 6~7명은 한 취업전문기관의 설문을 통해 ‘비정규직이라도 좋으니 일자리만 있으면 행복하겠다’는 다급함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취업정보전문기관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최근 30~40대 구직자 1천182명에게 ‘원하던 곳의 원하던 업무, 하지만 비정규직이라면 취업 하겠는가’를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46.4%가 ‘비정규직이라도 일단 취업한 뒤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겠다’는 대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548명이 ‘취업 이후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하던 일이라면 고용형태는 상관없다’는 응답이 17.9%(211명), ‘비정규직 보호 법안을 믿고 취업하겠다’는 응답이 3.6%(43명)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는 67.9%(802명)가 비정규직이라도 관계없이 일단 취업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반면, ‘비정규직이면 포기하겠다는’는 응답자는 전체 조사대상의 32.1%(380명)였다. 상당수 구직자가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하겠다’고 답한 가장 큰 이유는 ‘당장의 생활고를 해결해야한다’는 절실함이었다.

그 다음은 정규직 취업에 유리한 경력을 쌓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인쿠르트 관계자는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규직, 비정규직 따질 것 없이 일단 취업하고 보겠다’는 절박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올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소득 양극화는 더 확대되고 현실이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말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가 구직자 3천31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 중 과반수가 넘는 55.0%가 ‘정규직 취업이 힘들어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하겠다’고 응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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