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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7>-열반의 길

‘맨발의 구도자’ 싯다르타-소설가 이재운

 

한 벌의 누더기와 한 개의 발우로 45년을 중생 구제에 바친 부처님은 열반의 땅 구시나가라를 향하여 고된 행진을 시작했다.

부처님은 라자그라하를 출발, 나아란다에서 잠시 머무르고 북서쪽 갠지스 강을 건너 밧지족 사람들에게 “불법승 보물 세 개를 굳게 믿으시오. 그러면 마침내 해탈하여 무한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고 간곡히 부탁하고 베살리에서 창녀인 암바팔리의 집에 가서 그 여인을 제도했다. 부처님께서 베살리의 대나무 숲에서 마지막 여름 안거를 보낼 때 깊은 병이 생겨 격렬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말했다.

“아난다여, 나는 이제 여든 살, 늙고 병들었다. 내 육신은 마치 낡은 수레가 가죽 끈에 매여 간신히 움직이고 있는 것과 같다. 아난다여, 자신의 껍질을 벗어날 때라야 진정으로 건강한 육신을 얻는 것이다. 너희들은 자신을 등불로 하고 자신을 의지처로 해라. 법을 등불로 삼고 법을 의지처로 삼아라.”

그때 부처님은 석 달 뒤에 구시나가라에서 세상을 떠나겠다고 스스로 결심하였다. 그러자 아난다가 눈치를 채고 울부짖으며 간청했다.

“부처님, 아직 저희들의 눈이 밝지 않으니 이 세상에 더 머물러 주십시오.”

그렇게 청하기를 세 번이나 했어도 부처님은 잠자코 침묵만 지켰다. 이윽고 베살리 성문을 나서면서 부처님은 입속말로 중얼거렸다.

“이것이 내가 베살리를 보는 마지막이로구나.”

부처님은 반다 마을로 해서 다시 핫티, 암바, 잠부를 거쳐 보오가 거리를 지나가면서 길 가에 구경나온 사람들에게 설법을 했다.

부처님이 다시 그곳을 떠나 파아바에 다다르자 대장장이 춘다가 아침 공양을 바쳐왔다. 버섯을 끓인 국이었는데 부처님은 그것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중태에 빠지게 되었다. 설사와 출혈이 따르는 심한 상태였다.

아난다를 비롯한 여러 제자들이 그 음식 때문에 부처님이 돌아가시게 되었다며 춘다를 원망하자 춘다는 죄스러워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것을 안 부처님은 아난다를 불러 타일렀다.

“일찍이 수자티 소녀로부터 우유죽을 공양받고 깨달음을 얻은 것과 지금 춘다의 버섯죽을 먹고 죽게 된 것은 서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왜냐하면 깨달은 이의 몸은 영원한 것이어서 태어난다든가 죽는다든가 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아난다여, 너는 춘다에게 가서 다음 세상에는 하늘나라에 태어나리라고 전해라.”

춘다가 아난다로부터 그 말을 전해 듣고 부처님에게 달려와 엎드려 통곡하자 부처님은 춘다의 손을 잡고 그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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