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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청소년

숨막히는 입시 공부 지쳐 정신과 치료
“딱 하루만이라도 쉬는 날 있었으면…”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에 사는 김모(18)군은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5시쯤이면 학교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대학입시전문학원차를 타고 학원으로 이동했다가 6시부터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수업을 듣는다.

또 오후 8시가 되면 학원 인근 분식점이나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식사를 마치고 9시부터 12시까지 논술 수업을 듣고 집에 들어와서는 하지 못한 숙제를 하고 새벽 1시가 돼서야 잠을 청한다.

김군은 주말이 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후 2시부터 학원에서 2시간동안 영어, 수학 수업을 듣고, 5시부터 7시까지 논술 수업을 듣는다. 학원 수업이 끝난 뒤에야 저녁 식사를 간단히 하고 다시 인근 독서실로 향한다. 새벽 1시까지 부족한 과목에 대한 공부를 한 뒤에야 집으로 향한다.

이에 김군은 지난달 14일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했고 그는 “학업에 지친 나머지 하는 일마다 다 귀찮아져 점차 주의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주변분들과 계속 상담 통해 치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험생이라는 것 때문에 주변 친구들도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창피해 하지 말고 함께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군의 담임선생님은 “지난해부터 고3 수험생들의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증세가 많아졌다”며 “상담을 통해 진료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신흥동에 사는 최모(18)군도 비슷한 처지.

최군 역시 학교 수업이 끝난 5시부터 밤 12시까지 학원 수업을 듣는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숙제를 하고 나서야 겨우 잠자리를 청할 수 있다.

최군은 “딱 하루만이라도 쉬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병원 치료를 받는 시간은 잠시라도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어 숨을 쉬는 것 같다”고 심정을 토했다.

D고등학교에서 진로상담을 맡고 있는 진모(42)교사는 “동아리 활동이나 기타 학생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하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현 입시교육이 학생들의 사회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대학진학을 목표로 교육이 진행되다보니 대학에 들어가서도 적응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입시제도가 바뀌어야 우울증을 비롯한 학생들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독병원 정신과 신상은 과장은 “대학입시교육에 시달리다 학원 중독증에 걸린 청소년들은 성인들의 ‘만성 피로 증후군’과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며 “극심한 경우 자폐 증상과 유사한 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애착 결여로 이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한 집단 따돌림을 당할 위험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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