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문이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지난해 8월 시작한 ‘농촌생태체험마을’시리즈가 지난달 파주 비무장지대(DMZ)해마루마을편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천 부래미마을을 시작으로 여주 해바라기마을과 도리마을, 양평 산수유꽃마을, 화성 전곡리마을 가평 잣마을, 파주 DMZ해마루마을 등 도내 20개 마을을 현장답사 해 생태체험마을의 특성과 농촌을 사랑하며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심층취재 했다.
본지는 시리즈를 정리하는 의미로 그동안 취재에 응한 대표적인 마을운영 위원장과 위원들의 좌담회를 열고 체험마을의 발전방안과 전망 등의 의견을 들었다.
참석자
▶ 여주 해바라기 마을 이규정 위원장 (이하 이)
▶ 파주 DMZ해마을촌 조봉연 위원장 (이하 조)
▶ 양평 산슈유꽃 마을 곽명신 위원장 (이하 곽)
▶ 파주 DMZ해마을촌 김명천 위원 (이하 김)
▶ 화성 전곡리마을 박주식 어촌계장 (이하 박)
지역주민·정부 유기적 협조가 FTA 극복 열쇠
주거환경개선·규제문제 등 지속적인 지원 필요
체험객 쓰레기투기·농촌 이해부족 등은 아쉬워
- 오랫만에 뵙겠습니다. 취재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해주신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그동안 사업을 어떻게 진행해 오셨나요?
▶ 이- 전국 농촌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발버둥치며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예요.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 어려움이 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자원을 개발하고 마을 소득을 올리는데 기여를 하고 있어요. 올해 해바라기 축제에서 도농연계가 잘 되길 바라요.
▶ 곽- 산수유꽃 마을은 관 주도가 아닌 주민이 직접 주도하는 축제를 열어 벌써 다섯 번째 했어요. 앞으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마련이 필요해요.
▶ 박- 어촌 체험은 농촌과는 달라요. 우리 어촌은 도에서 2년간 281억을 들여 테마어항을 조성하고 있어요. 기존 어촌의 모습을 탈피해서 우리도 앞서가는 어촌이 돼야한다고 생각해요.
-정부가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원과 방침 등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해마루마을은 비무장지대라는 어려움이 있죠?
▶ 조- 저희 DMZ해마루마을은 자연부락이 아닌 종합개발로 만들어진 마을이예요. 사업을 진행하는데 정부 부처간 협의가 안 된 상황에서 시행 중이예요. 조건상으로는 생태, 어촌까지도 할 수 있지만 어느 것 하나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이예요. 군과 정부가 협력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되죠.
▶ 박- 어촌에서 정부와 도, 수산관계자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해마다 해양자원이 고갈되고 있어요. 간척사업의 영향도 있지만 놀러오는 사람들의 쓰레기 투기문제를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를 홍보하고 엄한 질책을 말하고 싶어요.
▶ 조- 농촌관광은 시행된 지 얼마 안 돼, 농촌에 대한 교육이 없었어요. 농한기를 이용한 교육을 하면 소득증대와 화합에 큰 영향을 미칠 거예요. 실제 농촌이 고령화됐기에 찾아가는 교육이 필요한 실정이예요. 이해부족에 따른 문제해결은 교육으로 풀어갈 수 있어요.
▶ 조- 전국에 농촌관광마을이 많은데 자기만의 프로그램 등이 없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해요. 체험객들이 일반 관광지로 알고 왔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죠. 도시민에게 농촌에 대한 홍보가 필요한 실정이죠.
▶ 곽- 어디가도 똑같은 프로그램이 있어요. 이를 바꾸기 위해 할머니들과 함께 옛날 방식으로 두부만들기를 해봤어요. 수 십년 간 몸에 익힌 분위기와 함께 가식이 아닌 체험이 되는 듯 했어요. 자연스러움이 좋았죠. 체험은 이렇게 가야 한다고 봐요. 때가 묻어나지 않은 마을처럼 느낄 수 있도록, 도시화된 방향보다는 농촌다움이 필요해요.
▶ 조- 농촌은 어색하고 순박하며 풋내가 있어야 해요. 그러나 깨끗하고 말끔함을 원하는 체험객도 있죠. 이를 잘 배합해야 해요.
-결국은 농어촌으로 사람들을 끌어 들여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이- 농촌에 투자를 해서 육성하고자 하는 첫째 목적은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거예요. 또 하나는 귀촌이죠. 쾌적한 마을의 공간은 주거환경 개선으로 충분히 가능하며 도시민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죠. 귀농도 중요해요. 연로하신 분들이 대부분인 농촌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염려가 크죠.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한다해도 사람이 없다면 결국 소용 없어지잖아요. 땅값이 상승된 현재, 저렴한 가격으로 귀농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해요. 축제, 농산물 직거래 등으로 삶의 질을 높여 떠나간 자녀들이 연어처럼 돌아올 수 있도록 한다면 지속적인 농업이 이뤄질 것이며, 새로운 농촌이 탄생할 수 있다고 봐요. 뚜렷한 목표가 있는 한 농촌은 분명한 미래가 있다고 생각해요.
▶ 김- 저는 올해 70세입니다. 우리 세대가 지나면 농촌은 죽어요. 파주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서울 사람이 땅을 사서 농사를 짓고 싶어도 파주사람 이외엔 토지매입자체가 안 되요. 시골 사람도 땅을 팔아 아이들의 교육에 투자해야 하는데, 농사만 짓고 있노라면 적자를 보기가 쉬워요. 비싼 농기계를 가진다 해도 땅이 없는 상황에는 방법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씀이 있으시다면?
▶ 조- FTA이후 개혁을 하고 있는 현재, 삶의 질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해요. 참여를 위한 인식이 필요하죠. 문제점은 사람과의 갈등, 주민들과의 고민 등이 있어요. 지속적인 문제점이 있다면 알려주길 바라요.
▶ 박- 농촌과 어촌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해요. 마을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죠. 살아가는 형편이야 비슷할 수 있지만 농림부에서 관리하는 농촌과는 달리 어촌은 세미나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마을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죠. 어촌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정부 역시 어촌을 나름대로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죠.
- 경기신문은 앞으로 꾸준히 농촌생태체험마을 사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농촌의 모습에 주목하고 살기 좋은 곳 만들기에 앞장서겠습니다.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정리=김재기기자 후원=경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