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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42>-깨달음의 길

‘부처의 법맥을 마지막 받은’혜능-소설가 이재운

 

“너희들은 지금부터 각자의 깨달음을 게송으로 지어와라. 그 가운데에서 참으로 진리를 밝힌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의발을 전하겠다.”

홍인의 전법은 마지막이 된다는 데에 더 큰 묘미가 있었다. 한 송이에서 다섯 꽃잎이라면 이번으로 마지막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그런데 대중들 사이에선 어느새 신수라는 상좌가 전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또 그만한 실력을 갖춘 스님이기도 했으므로 그를 따르는 많은 스님들은 아예 장담을 하고 다녔다.

신수도 대중들의 뜻을 알고 홍인이 자주 드나드는 복도 벽에다가 게송을 지어 붙였다.

이튿날 신수의 게송을 읽어본 홍인은 그의 깨달음이 아직 깊지 않음을 알았으나 대중들의 혼란을 염려하여 짐짓 칭찬을 했다.

“이 게송을 읽고 외우면 반드시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홍인의 이러한 인정이 내려지자 사람들은 다투어 향을 사르고 예배를 하는 등 법석을 떨었다. 그날 밤 홍인은 신수를 불러다가 게송에 대하여 자세히 지적을 해가며 더욱 열심히 공부할 것을 권했다. 말하자면 전법의 대상이 되지 못했음을 알려주는 안타까운 지적이었다.

그때 혜능도 게송 앞에 나가서 예배를 했다. 그러나 그는 한문을 읽을 수가 없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서 게송의 내용을 들었다. 신수의 게송을 들어본 혜능은 빙그레 웃으면서 그 자리에서 게송을 지어보였다. 혜능의 게송이 벽에 써지자 대중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신수의 게송을 묵살하는 내용이었다.

신수와 혜능의 게송을 비교하는 의미에서 함께 적는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은 이에 대한 모든 자료가 전적으로 혜능의 일방적인 진술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신수 쪽의 자료를 열람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진위를 알 수 없다. 앞으로 나오는 신수 관계 기록은 혜능 또는 혜능파의 생각일 뿐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그 반대의 경우를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와함께 경계할 점이 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기록은 대개 그를 지지하고 따랐던 제자들이 썼거나 문중에서 작성한 것들이기 때문에 이따금 거짓 내용이 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는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 과장, 윤색, 첨언이야 어쩔 수 없지만 거짓 기술된 내용으로 자칫 미혹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독자 스스로 경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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