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와 동구를 연결하는 도로 개설을 둘러싸고 시와 주민들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21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11년까지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구 동국제강을 연결하는 길이 2천570m, 폭 50~70m의 도로를 개설한다.
지난 1998년 부터 추진된 이 사업에는 총 1천25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현재 4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시는 도로가 완공되면 인천항을 이용하는 수출입 물품 수송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그러나 도로가 지나갈 구간 중 일부인 배다리 일대 주민들은 도로가 생기면 대형 트럭 때문에 먼지·소음 피해가 우려되고 지역을 양분해 상권을 망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초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을 결성, 집회 개최와 시청 항의방문 등 조직적인 반대 운동을 벌이며 시를 압박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역사유적이 많은 이 지역에 화물차들이 달리는 도로가 뚫리면 유적을 직접 훼손하지는 않더라도 문화적 분위기를 크게 해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곳에는 1897년 경인철도 공사가 처음 시작된 지점을 알리는 기념비가 서 있는 곳(도원역)과 1892년 개교한 국내 최초의 사립학교(영화학교), 1907년 개교해 100주년을 맞은 창영초등학교, 1920년 문을 연 인천양조장 등이 있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우회도로나 지하화 건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된 지역의 도로 구간이 짧아 지하화 건설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데다 이미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 다른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도로 부지 보상이 끝나 공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공사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도로개설로 훼손되는 역사유적이 없을 뿐 아니라 이 길이 완공되면 시내에 부족한 남북 방향을 잇는 도로로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