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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손학규 前 경기지사의 추억

바야흐로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대선에서만큼은 5년 전 대선 때처럼 ‘대 국민 사기극’이나 다름없는 비열한 흑색선전에 속아 넘어가 판단을 흐리는 실수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각오들을 하고 있다.

2002년 대선 때 흑색선전의 ‘더티 밤(더러운 폭탄)’을 터뜨려 민심을 훔치고 선거 결과를 왜곡시킨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설훈 전 민주당 의원이 범여권 대선주자로 변신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캠프에 상황실장 역을 맡아 합류했다. 손 전 지사가 설씨의 ‘흑색선전 솜씨’를 한번 더 빌려 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도로 받아들여질 만한 영입이다.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해 많은 경기도민들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지사 재임시 밤잠을 설치고 끼니를 거르면서 지구촌을 누벼 적잖은 외자를 유치하는 등 경기도 발전을 위해 그야말로 몸을 던져 노력했었다. 손 전 지사가 경기도에 남긴 업적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당에서 대선 후보로 선택될 승산이 없어보이자 탈당, 한나라당에 맞서기 위한 범여권의 잡탕 대통합에 동참해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명분과 소신을 하루아침에 내팽개쳐버린 것이다. 이로써 손 전 지사의 이미지와 신뢰성은 결정적인 손상을 입었다.

대선 상황에서 무시해도 좋은 ‘사소한 일’이란 없다. 판단은 후보나 캠프가 아니라 국민이 한다. 유권자들이 반응하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큰 일로 변해 대세를 결정짓는다. 지금 손 전 지사에 대한 선호도는 범여권 예비 후보 가운데 단연 수위를 달리고 있다. 범여권에선 벌써부터 ‘손학규 대세론’이란 말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8%를 넘지 못한다. ‘대세론’이라고 하기에는 쑥스러운 수치다. 범여권 후보 경선에 앞서 마의 10%선을 돌파하지 못하면 손 전 지사는 범여권의 불쏘시개로 끝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다급한 상황에서 손 전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측의 지원을 노린 듯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20만 달러 수수 의혹’이라는 흑색선전으로 대선 판도를 뒤집어 놓은 설훈 전 의원과 손을 잡았다. 설훈 전 의원은 DJ의 가신그룹 동교동계의 막내격이다.

손 전 지사의 경우는 대선과 총선을 앞둔 이 나라 정치인 모두에게 하나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정치인, 특히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이라면 최소한 정치에서 명분이 무엇이고 소신이 어떤 것인지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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