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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병 신검체계 구멍 뚫렸다

군 면제방법 정보거래 병역비리 무더기 검거

물리적 시술이나 약물 투입 없이 간단한 동작만으로 고혈압 환자로 위장하는 수법으로 징병을 피해온 병역 비리가 경찰에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수법은 연예인들의 병역 비리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전례없는 신종 수법이어서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오모(26·무직)씨는 2003년 8월 신장질환 치료를 앞두고 혈압을 측정하던 중 신체 특정 부위에 힘을 주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현역 입영대상자였던 오씨는 이를 악용, 신체검사때 혈압을 일부러 높여 ‘본태성 고혈압’ 환자 판정을 받고 공익근무 요원으로 복무했다.

오씨는 이후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군 면제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라는 질문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점에 착안, 자신의 비법(?)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수해 주기로 마음을 굳히고 본격적인 범행을 시작했다.

오씨는 질문을 올린 네티즌에 메일을 보내 직접 만난 뒤 1인당 200만∼300만원씩 받고 혈압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혈압계까지 준비, 직접 시연을 통해 평소 혈압보다 30∼40mmHg 높게 측정되는 장면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오씨에게 이 수법을 배운 사람은 경찰에 확인된 것만 지금까지 12명.

현역 입영대상자였던 이들은 병무청 지정병원에서 이 수법을 통해 본태성 고혈압 환자로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이를 병무청에 제출했으며 병무청 재검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현역 판정을 피해갔다.

12명 중 10명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4급 판정을 받았고 2명은 면제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법에 따르면 최고혈압이 160mmHg미만일 경우에는 현역, 160∼179mmHg는 공익근무요원, 180mmHg 이상은 면제 처분을 받는다.

인천경찰청 수사과는 오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오씨가 알려준 방법을 이용, 병역 의무를 면제받거나 경감받은 8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4명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오씨가 터득한 수법은 외관상으로는 전혀 의심스러운 동작이 없기 때문에 병원 관계자나 신체검사 담당자들도 감쪽같이 속았다.

인천경찰청 수사관이 병무청 직원, 간호사와 함께 피의자들에게 이 수법을 시연토록 한 결과 모두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혀를 내 둘렀다.

오씨는 우연히 알게 된 기상천외한 수법을 돈을 받고 팔아 결국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오씨에게 돈을 주고 수법을 배운 이들 역시 경찰이 병무청에 명단을 통보할 예정이어서 현역 입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경찰은 2004년 이후 본태성 고혈압 판정을 받은 피검자들이 인천과 경기도에만 372명, 전국적으로는 수천여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 이른 시일안에 병무청으로부터 이들 명단을 넘겨 받아 유사한 방법으로 병역을 피해간 사례가 더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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