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통합민주신당의 창당과 함께 범여권의 대선 체제가 본 괘도에 올랐다.

앞으로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대선 행보 역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점에서 올해 초 열린우리당이 국민적 지지를 다시 흡수하기 위해 제시했던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와 이 과정을 총괄하게 될 국민경선추진협의회（국경추）의 역할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경기신문은 오픈프라이머리의 의미와 이 속에서 국경추의 역할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범여권 경선 국면을 진단해 보기 위해 국경추 경기본부 총괄본부장 박영모 목사를 만났다.

“부패한 세력 정권 주기보단 개혁세력에 기회 제공해야”
 

-국민경선추진위원회는 어떤 조직인가.

▲국경추는 민주·개혁 세력을 총 망라해서 하나의 단일 후보를 만들어내기 위한 울타리 역할을 하기 위한 조직이다. 단순히 어느 한쪽의 입장에 서 있는 조직은 아니다. 이런면에서 과거의 수구세력보다는 조금더 앞서갔고 지금도 앞서가려고 하는 세력들, 거기에는 열린우리당, 중도통합민주당 등이 포함될 텐데, 모든 사람들을 끌어안고 가는 것이 목표다. 수구세력 대 반수구세력이라는 구도속에서, 반수구세력을 하나로 묶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국경추의 임무다.

-현재 국경추에 참여하고 있는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전 열린우리당 출신들이 많고, 국경추가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조직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솔직히 그것이 한계다. 그 대신 재야쪽 민주인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절대로 통합신당 한 당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컷오프（예비 경선）와 오픈프라이머리의 경선룰은 정해졌는지.

▲자세한 것은 모른다. 정치적으로 미묘한 문제는 정치인들이 연구해서 계획을 세울 것이다. 국경추는 제 3자로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훈수를 두고, 잘못 가고 있는 것이 있으면 바로잡아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하지만 오픈프라이머리가 제기됐던 배경은 열린우리당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당내 의견보다는 국민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국민의 일탈된 여론을 흡수할 수 있다. （경선룰의 최종 확정까지는） 시일이 좀 걸릴 것으로 본다.

정치는 연쇄적이기 때문에 주자들 이해관계 등 내부적 상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내부적 교섭은 이뤄지고 있다. 국경추는 대국적 입장, 제 3자적 입장에서 조정역할을 하고, 반수구세력이 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나와 국경추가 해야 할 역할이다.

-현재 범여권 대선주자들 간에 경선룰을 놓고 의견충돌이 나타나고 있다. 경선룰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처럼 후보들간의 대립·갈등은 없을지, 또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국경추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여권내 후보들의 갈등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모두가 위기감 속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살기위한 마지막 몸부림인데 그런 갈등은 없을 것으로 본다. 설사 발생한다 해도 충분히 조정이 될 것이다. 손학규를 데려온 것이 정동영인데 살기위해 불러들여 놓고 뛰쳐나가거나 내쫓거나 하는 일은 있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이기 때문에 대권을 놓고 대립할 수는 있지만, 큰 테두리 안에서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 대권후보들같은 대립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컷오프와 오픈프라이머리에 통합신당 이외의 다른 세력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는지.

▲가능성은 미지수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이나 중도통합민주당이나 그 뿌리는 하나이기 때문에, 그동안에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 왔던 모든 세력을 망라해 반수구 전선을 펼쳐야 한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보수그룹 속에는 한나라당이 있고, 민주세력 속에 하나의 단일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통합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민주노동당과 민주개혁세력의 공통분모는 민주화의 완성, 평화통일의 완성 등이다. 그러나 민노당은 거기서 한 발짝 앞서간다.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모든 역사발전은 시간이 필요하고, 아무리 좋은 이념이라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뿌리를 박지 못하면 성공하기 힘들다. 그런면에서 아직은 민노당 세력이 추구하는 이념이나 목표가 국민정치의 공감대를 얻기에는 아직 이르다. 민주정치라는 것은 국민의 정서와 더불어 가야 성공할 수 있다. 민노당은 앞서가는 국민의 부분적인 정서를 대변하지 국민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국경추가 （통합신당 외） 다른 세력들을 포함시키기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우선은 국경추가 중립적인 견지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권 역시 한묶음으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솔직히 국경추가 나서서 통합을 추진한다고 해서 그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 스스로 피터지게 싸우는 과정속에서 공통분모를 찾아내야 한다. 국경추는 밖에서 제 3자로서의 역할을 할 뿐이다.

 

 

 

-국경추의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선출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5년전 대선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되리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제대로 된 후보가 나타나고, 잘못 판단하고 있는 국민들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면 가능하리가 본다. 그래도 우리 국민정신 대부분이 개혁·민주주의에 우호적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진보세력이라고 생각하는 수가 보수세력이라고 생각하는 수보다 많다. 나는 성공하리라고 본다.

-참여 정부를 평가하자면.

▲참여정부가 실패만 한 정부는 아니다. 좋은 일도 많이 했다.

성공한 정책도 있다. 통일정책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정치를 투명화, 권력의 공평성을 이룬일 등 국민들이 너무 제대로 평가를 안해주고 있다. 순수한 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자, 보수 언론으로 대변되는 수구세력들이 계속 비난만 해대니, 순진한 국민들의 판단을 흐려놓았다.

참여정부의 정책방향과 그 권력을 이끌어간 자세를 보면 대단히 큰 일을 한 것이다. 한마디로 권력의 지렛대를 놓아버렸지 않은가? 검찰이든지, 국정원이라든지. 이제는 권력이 횡포를 부리는 시대는 끝났다.

경제실패? IMF 일으킨 세력이 누구인가? 한나라당 아닌가? 쓰러진 경제를 이만큼 살려낸 것이 누구인가?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다. 그래서 아직은 개혁세력이 이 사회를 주도해 가야 한다. 기회가 더 주어지면 우리 민족에게는 대단히 큰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경제정책이 개혁세력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개혁세력이 이념이라든지 정의를 강조하다 보니 현실감각이 좀 떨어졌고, 나라를 통치하는 노하우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건 솔직히 고백해야한다.

그러나 또 다시 부패한 세력에게 나라를 맡겨가지고 다시 IMF같은 사태를 맞을 수는 없다. 이제 개혁세력도 5년동안 노하우가 생겼으니 이제 일할 때가 된 것이다.

현명한 국민은 막판에 가서는 제대로 판단하리라 본다. 그래서 승리하리라 본다.

역사는 1~2%정도 앞서가는 사람들이 역사를 발전시킨다.

-범여권 대선후보들에게 한마디.

▲개혁세력에게 한 마디 충고를 하자면 첫 번째, 노하우를 배워라. 정치는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져서는 설 땅이 없다. 국민의 정서를 살필 수 있는 안목을 배워야 한다. 두 번째, 개혁과 민주주의 등 그동안 지녀왔던 철학을 버리지 마라. 세 번째, 사소한 이해관계 때문에 갈라지지 마라. ‘사측생 생측사（死側生 生側死）’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를 좀 버리고 내려갈 수 있는 그런 정치적인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한마디.

▲지금 우리는 역사의 중요한 기로점에 있다. 오랜 역사 속에 모처럼 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아 5년동안 운영을 했다. 5년동안은 깨끗한 정치, 권력의 공평성 실현 등 투명한 정치 틀을 만들기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조금 불만스러운 마음이 있다하더라도, 부패한 세력에게 정권을 내주기보다는 이제 정치적 노하우도 생긴 개혁세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종기가 곪았으면 고름을 짜 내야한다. 하지만 고름을 짜려면 아픔을 이겨내야 한다. 지난 5년은 그 과정이었다. 아픔을 이기지 못해 그냥 내버려두면 그 종기는 더 부어오른다.

▲박영모 목사는 누구인가?

1944년에 태어나 감리교신학대학을 1971년에 졸업했다. 현재 동수원감리교회 담임목사로 활동중이며, 경기도 교회협의회 대표회장과 민주평통수원시협의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과거 1990년에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공동의장을 역임했으며, 1989년에는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회장을 맡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