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화)

  • 흐림동두천 0.9℃
  • 흐림강릉 3.9℃
  • 흐림서울 2.5℃
  • 흐림대전 3.0℃
  • 흐림대구 5.3℃
  • 흐림울산 6.7℃
  • 흐림광주 6.1℃
  • 흐림부산 7.4℃
  • 흐림고창 4.6℃
  • 흐림제주 9.4℃
  • 흐림강화 1.3℃
  • 흐림보은 3.0℃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6.0℃
  • 흐림경주시 7.1℃
  • 흐림거제 6.6℃
기상청 제공

[사설]이제는 노대통령이 사과할 차례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 보는 안목이 부족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임기 초반에는 ‘코드 인사’라 해서 일부 언론의 몰매를 맞기도 했지만 코드 인사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지지도 받았다. 그러나 변양균 파동에서 보듯이 ‘공무원 우대 인사’ 또한 국정관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사람을 잘못 썼다는 것이다. 공무원을 너무 과신한 데서 비롯된 자승자박인 셈이다.

청와대의 정책실장은 비서실장 다음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이다. 과거 정부 안에서는 없던 제도이다. 대통령 스스로가 ‘당정 분리 원칙’을 천명하면서 도입한 제도이다. 정책실장은 경제·사회 분야 정책과 함께 혁신관리 업무를 총괄 기획·조정하고, 정치권과의 ‘소통’역할도 맡는다. 따라서 정부 정책의 형성·발전·시행 등 전 과정을 두루 파악하면서, 이해가 다른 각 부처의 입장을 효율적으로 조율·조정해 줘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변양균 전 정책실장은 신정아씨 관련 의혹에 대한 노 대통령의 직접 확인에도 불구하고 부인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대통령이 참석한 내부회의에서 변 전 실장과 신씨와의 관계, 그리고 동국대 교수 임용 압력에 대한 확인 요청이 있었지만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는 사실이 이 보도로 드러났다. 인사권자인 대통령 앞에서까지 거짓말을 했으니 대통령인들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내 판단에 대한 자신감이 무너졌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일찍이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인사 문제에 대해 “검증하라 그리고 믿어라(Verify and Trust)”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은 오래 전부터 불신의 대상이었다. 코드 인사를 즐기다가 허점이 많은 사람을 기용한 예가 여러 건 있었고, 특히 임기 중반을 넘기면서 대통령은 지나치게 공무원을 신뢰, ‘공무원 중심 인사’를 자주 했다.

우리나라 공무원 가운데는 학식과 직무 수행 능력이 탁월한 사람도 많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오랜 독재체제에서 길들여진 나쁜 습성이 남아 있다. 변 전 실장 같은 직업 관료들은 눈치 잘 보고 사생활이 문란하기 일쑤이다. 독재자들로부터 배운 것들이다.

대통령은 변양균 파동을 더이상 끌 이유가 없다.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릴 일이 아니다. 대선 시기이니 정쟁으로 비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남의 탓 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변 전 실장이 쓰던 컴퓨터를 검찰에 보내고 국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서 이 파동을 잠재우라.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