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8 (일)

  • 구름많음동두천 29.9℃
  • 구름많음강릉 35.8℃
  • 구름많음서울 32.0℃
  • 구름많음대전 33.1℃
  • 구름조금대구 34.3℃
  • 구름많음울산 33.2℃
  • 구름많음광주 31.9℃
  • 구름조금부산 31.8℃
  • 맑음고창 32.4℃
  • 구름조금제주 31.9℃
  • 구름많음강화 28.5℃
  • 구름많음보은 32.4℃
  • 구름많음금산 32.7℃
  • 맑음강진군 32.9℃
  • 구름조금경주시 35.0℃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한국적 정서로 각색 손수건 없인 못 볼 것”

경기도립극단 ‘세일즈맨의 죽음’ 장용휘 연출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께 괜찮은 연극 한 편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12월 25일부터 31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경기도립극단(예술감독 전무송)의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아서 밀러 작·김태수 번안)이 그 것.

전무송 예술감독이 주인공인 63세의 늙은 세일즈맨 역할을 맡아 쓸쓸하고 나약한 아버지상을 잔잔한 감동으로 그려낼 이 작품은 연출을 맡은 장용휘 수원여대 교수가 직접 캐스팅에서부터 작품 번안까지 관여하는 등 열의가 담겨 눈길을 끈다.

지난 2002년 도립극단 기획공연으로 호평을 받은 연극 ‘멕베드’를 비롯해 총 4편의 연극을 성공적으로 이끈 그는 ‘한국판 세일즈맨의 죽음’을 표방한 이번 작품에서도 탁월한 연출력으로 벌써부터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2일 도립극단 연습실에서 만난 장용휘 연출가는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세일즈맨의 죽음’은 쉽게 말해 ‘미국판 세일즈맨의 죽음’인데 반해 이번 도립극단이 만든 ‘세일즈맨의 죽음’은 우리 정서에 꼭 맞는 ‘한국판 세일즈맨의 죽음’”이라고 설명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아서 밀러가 쓴 희곡으로, 194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퓰리처상·연극비평가상·앙투아네트 페리상 등 3대 상을 잇따라 수상한 최초의 작품이다.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을 통해 당시 현대 미국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은 이 작품은 대공황기를 겪고 있던 미국사회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현재까지 미국 연극계의 최대 걸작으로 꼽힌다. 이처럼 이름만으로도 든든한 명작을 무대화하면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위험한 모험을 시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답은 명료했다. “도립극단이기 때문에”라는 것.

그는 “도립극단은 우리나라 연극을 선도해나갈 책임과 사명이 있다”며 “적어도 도립극단이라면 타 극단에서 쉽게 하지 못하는 도전정신으로 변화된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작이 훌륭한 작품임에는 틀림 없지만 번역극의 특성상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색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사실 ‘한국판 세일즈맨의 죽음’을 만들겠다고 나선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죠.”

현재 리딩(대본 읽기)으로 캐릭터 구축작업에 한창인 ‘세일즈맨의 죽음’은 무대디자인이 나오는대로 배우들의 움직임을 지정하는 블로킹(동선)을 시작할 예정이다.

“관객들에게 삶의 옳고 그름을 강요하고 싶진 않아요.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담히 보일 뿐이죠.”

끝으로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 대표배우 ‘전무송’을 비롯한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큰 관전 포인트가 있을까요? 메마른 감정 갖고 계신 분들도 아마 눈물을 참기 힘드실 겁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가 만든 ‘세일즈맨의 죽음’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