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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탄·포탄자국으로 얼룩” 한숨

유류탱크·관제탑 등 미군 잔재 50여년 폭격실태 증언
주민·시민단체 갯벌·해상오염 심각 지역 미공개 비난

“지역주민으로써 이 곳을 와보니 참 가슴이 답답하고 막히네요.”

16일 오후 4시 화성 미군 공군사격장 앞.

매서운 바닷바람에 한껏 몸을 움추린 시민들과 환경·시민단체 회원, 국방부 관계자들이 현황판 앞에 모였다.

지난해 5월31일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뒤 최초로 공개된 공군사격장에는 미군병사들이 사용하던 숙소와 관제탑, 유류탱크 등이 남아 있었다.

환경관리공단 측의 안내로 기름유출지점으로 추정되는 육상 사격장 내 복합지 2만6천여㎡로 접어들자 관제탑, 유류탱크, 보일러실, 차량정비고 등 과거 미군들의 잔재가 눈에 띄었다.

50여 년간 지속된 사격장의 폭격실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입구 안쪽으로 들어서면서 숙소와 관체탑, 유류저장탱크, 보일러실, 차량정비고 등 낡은 건물들이 보다 뚜렸하게 보였고 곳곳에 낡은 철골조 구조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음을 증명하듯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낡은 건물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자 주민들의 증언이 시작됐다.

한 주민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수백발의 포탄이 떨어져 귀가 멍멍할 정도였던 곳이 이렇게 조용할 수 있냐”며 “사격장이 생기기 전으로 조용했던 어촌마을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이어 “달라진 것은 깨끗했던 동네가 불발탄과 포탄 자국으로 파인 웅덩이로 얼룩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주민은 “설명회를 듣고 현장까지 보고 있지만 오염정도와 범위가 어디까지인 지 알 수 없어 안타깝다”며 “오렴실태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으면 매향리 앞바다가 생계터전인 어민들은 어떻게 살란 말이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사격장 현장공개가 시작된 지 15분만에 현장공개가 끝났다.

당초 폭격이 심해 갯벌과 해양 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생각됐던 농섬사격장에 대한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추운 날씨 때문에 농섬까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들과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시민단체 측은 국방부가 갯벌과 해양 오염이 심각한 농섬사격장 대신 육상기지의 일부만 공개했다며 비난을 털어놨고 일부 주민들은 농섬사격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앞서 다른 반환기지 오염현장 공개처럼 장비를 이용해 토양 오염도를 확인하는 과정 대신 현황판을 놓고 오염 실태와 지점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현장공개는 무효”라며 재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환경관리공단 관계자는 “육상 사격장의 대부분은 유류저장탱크 의한 지하 배관누수오염”이라며 “지하 1~2m까지가 주오염층으로 전체면적의 4.3%가 오염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군들이 이곳에서 개별난방을 사용했기 때문에 오염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방부와 환경관리공단의 이같은 설명은 실제 피해를 입었고 앞으로의 피해를 걱정하는 주민들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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