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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재 한국대사관(이하 공관)에서 근무하는 행정원 중 하나인 관저요리사는 사실상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자신의 본업 이외 각종 업무도 병행해야 하는 등 노동력 착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다?=우리나라 주권이 미치는 재외 공관은 근로기준법 제11조에 규정된 국가기관이다. 대한민국의 노동법이 적용되는 곳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며, 1주일 중 5일 동안 일을 하고 나머지 이틀은 쉬는 ‘주5일제 근무제’를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재외 공관에서 근무하는 관저요리사는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재외 공관 내규 역시 주재국 공휴일 및 주말은 자유시간을 주고, 종교 및 여가 활동을 허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재외 공간은 거의 없다.
대다수 재외 공간의 관저 요리사는 공관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근무시간이 모호하다는 것.
즉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이유다.
◇요리사인가? 가정부인가?=공관에서 근무하는 관저요리사는 본업이 요리사 이지만 가정부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재외 공관측이 관저 요리사에 대한 내규를 정하면서 본업인 요리 외 별도의 업무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규정했기 때문.
코스타리카 주재 한국대사관의 경우 관저요리사는 공관장, 공관장 부인, 총무담당관의 지시에 따라 요리, 전화응대, 청소 등 공적인 업무를 보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공관장 가족을 위한 식사 준비 등 통상적인 업무도 당연히 포함된다.
본업은 요리사 이지만, 사실상 가정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관저 요리사는 주말 및 공휴일에도 근무할 수 있지만, 휴일은 보장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택 근무라는 직종의 특성 등으로 인해 근무시간 구분이 약간 모호할 수 있어 관련법규를 검토해 수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