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부녀자 살인사건의 피의자 정성현(39) 씨의 범행 현장검증이 지난 18일 군포와 안양 등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검정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구치소 호송차량에서 내린 정 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살해장면과 암매장 장면, 범행동기 등을 태연하게 재연해 주위를 경악케 했다.
이날 오후 2시 군포시 금정동 U모텔에서 시작된 현장검증에서 정 씨는 모텔 객실 안에서 정모(당시 44세) 여인을 폭행, 살해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정씨는 살해 동기에 대해 “정 여인이 화대를 높게 불러 화가 나 때린 뒤 나가려는데 (정 여인이) 숨진 채 쓰러져 있었다”며 차분한 어조로 진술했다.
이어 모텔 주차장 구석진 곳에 시신을 옮긴 정 씨는 승용차에 시신을 싣고 안양시 안양8동 자신의 집으로 이동, 시신을 업고 계단을 올라갔던 당시 상황을 그대로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일부 주민들이 ‘정 씨의 얼굴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등 소란을 빚기도 했다.
화장실에서 시신을 훼손한 뒤 집 인근 야산에 팔 부위 등을 나눠 묻는 장면을 재연한 정 씨는 호송차량을 타고 골반 부위가 암매장된 군포시 도마교동 인근 야산으로 이동해 당시 차량을 주차한 장소와 정확한 암매장 지점을 확인했다.
정 씨는 도마교동 야산의 암매장 지점에 대해 “(수색작업으로) 땅을 많이 파헤쳐 놔 헷갈리지만 이 지점이 맞는 것 같다”며 시신 암매장 사실을 시인했다.
서상귀 군포경찰서 형사과장은 “초기 수사 당시 정 씨가 시신 암매장 장소를 번복해 시신을 수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골 발굴 이후 정 씨의 진술과 현장검증이 일치해 범행사실이 입증됐다”며 “안양 초등생 납치·살인 사건과 군포 부녀자 실종사건은 사실상 일단락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