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꿔라"고 하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2일 삼성그룹 쇄신안을 발표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이 회장은 1987년 취임후 '자율경영', '기술중시', '인간존중' 을 축으로 하는 제2창업을 선언한지 20년만에 파격적인 경영쇄신 카드를 내놓음으로써 '제3창업'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이다.
이날 발표된 삼성그룹 쇄신안은 그간 제기된 그룹 개혁안의 대부분을 받아들일 정도로 파격적이다. 삼성그룹은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고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CCO(최고 고객책임자)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공익 사용으로 돌리겠다는 입장과 함께 은행업 진출 포기,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여론의 눈높이에 맞췄다는 평가다.
특검 수사가 오히려 삼성에 면죄부를 주었다는 국민들의 시선을 한순간에 날려버리긴 했지만 검찰수사에서 드러난 전략기획실의 '어두운 면' 은 삼성으로서는 큰 아픔이지만 과감하게 환부를 도려냄으로써 투명경영과 그룹 차원의 간섭경영, 선단식 일방형 경영체제를 혁신할 수 있는 큰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삼성 2인자'로 통하는 이학수 부회장이 이끌어 왔던 전략기획실은 한마디로 '삼성집단'의 컨트롤 타워이자 골간 조직으로 1959년 이병철 전 회장 시절의 비서실로 출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즈음에 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개편됐다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 2002년 대선자금, 세칭 'X파일' 사건 등이 불거진 뒤 2006년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건희 회장이 없는 삼성그룹은 앞으로 사장단협의회가 사실상 전략기획실 역할을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삼성 회장 역할을 맡을 이수빈 삼성생명회장은 사장단협의회를 통해 사장단회의를 실무 지원한다. 삼성은 향후 소위 '집단협의.지도 경영체제'라는 그림으로 이 회장과 전략기획실의 기능과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재용 전무로의 경영권 이양 이슈에 대한 삼성의 솔루션은 이번 쇄신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건희 회장은 이 전무가 백의종군한 뒤 '글로벌 삼성'의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떳떳하게 낼 세금을 다 내면서 사실상의 오너경영 대권을 물려줄 공산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기업 삼성이 '제3창업' 을 통해 세계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