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이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최고의 덕목이 되고 있다. 도로에 막힌 전봇대를 뽑아내듯 경제, 교육, 행정 등 우리사회 전 분야에 걸쳐있는 규제를 없애고 자율에 맡기면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는 확신이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규제완화를 시작으로 경제관련 인허가부분의 규제간소화 및 철폐 등 시장의 자율로부터 시작한 자율화를 바람이 최근에는 교육 분야에 까지 불고 닥치고 있다.
우열반편성, 0교시수업, 사설모의고사 선정 등에 관련된 규제를 풀겠다는 교과부의 방침 발표는 자율화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 자율의 물결은 이제 교육에 까지 흘러와 학부모들의 기대와 우려를 한꺼번에 받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의 기대와 우려에 대한 신중한 검토는 뒤로 한 채 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생각하면 앞으로 봇 물터지 듯 자율화조치는 쏟아져 나올 것이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자율화가 가져올 수 있는 폐해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자율화 정책들이 각 부처간 협의나 그 정책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치밀한 검토 없이 의욕만 앞세운 공무원들의 성과주의가 성행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렇게 급조된 정책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낳게 마련이다. 더욱 백년지대계라 할 수 있는 교육정책의 부작용은 아이들의 인생전체에 영향을 주게 되고 우리사회 미래에도 지울 수 없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에 깊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진행하는 원모심려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김진춘 교육감이 지난 24일 김포교육청에서 밝힌 자율화에 대한 견해를 모두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는 다양화의 사회로써 획일적, 통제적, 일률적 규제로는 다양성의 미래에 대응할 수 없다. 학교자율화를 통해 다양한 인재를 양성,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김교육감의 발언은 미래사회에 대한 적확한 인식과 교육가로써의 대안을 잘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본보 4월 25일자 참조)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 아울러 교과부의 자율화조치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주의 깊게 경청하지 않는다면 교육자율화 정책들은 다양한 인재를 키울 수는 있어도 심각한 양극화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자율화가 가져올 수 있는 학생들의 건강권의 침해 등 단기간에 표출되는 문제점들은 눈에 보이기에 처방이 그런대로 처방이 가능하겠지만 긴 시간을 두고 고착되는 양극화의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자율화가 가져온 모든 성과를 덮어 버릴 수 있는 후유증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짓누를 수 있다. 특히 자율화조치로 인하여 교육현장도 시장의 논리가 지배하게 되고 이익을 제일의 목표로 활동하는 민간기업들이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열을 상품화한다면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줄 것이다. 교육자율화가 긍정적 결과만을 낳고 양극화라는 폐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졸속적인 정책추진에 앞서 신중한 검토와 폭넓은 의견수렴을 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