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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헤치려는 자…그를 쫓는 사투의 88분

오는 29일 알 파치노 주연의 ‘88분’(88 minutes, 2007)이 국내에 선을 보인다.

최근 공개된 메인 포스터를 통해 알 파치노는 무언가 변한듯한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해 개봉됐던 ‘오션시 13’에서 보여준 악당의 이미지와 히트의 형사 역할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기도 전에 범죄 심리학자로 분한 88분은 그는 새로운 면모를 느끼게 한다.

이 영화는 살인 통보를 받은 범죄 심지학자가 범인을 추적하는 모티브로 전개된다.

그 얘기 속에서 미국 드라마에 열광했던 유명 배우들이 스쳐지나간다해도 이 영화는 알 파치노만을 위한 영화다.

미 FBI를 위해 연쇄 살인범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온 범죄 심리학자 잭 그램은 어느날 익명의 인물로부터 죽음의 예고 전화를 받는다.

잇따라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주위 사람들.

그에게 주어진 단서는 오직 88분 후 자신이 죽게 된다는 사실뿐이다.

영화 실타임인 115분 동안 숨막히게 전개되는 추격씬과 누명을 벗으려는 알 파치노의 사투가 주 테마다.

알 파치노가 변했다. 그의 곁에 감독 존 애브넷이 있었다.

애브넷은 지난 1996년 개봉했던 ‘업클로즈 앤 퍼스널’(Up close and personal)을 맡았던 인물이다.

시골에서 아나운서를 꿈꾸던 미쉘 파이퍼를 위해 헌신적인 사랑을 쏟아붇던 그 로버트 레드포드와의 얘기를 다룬 영화였다.

명 아나운서가 된 미쉘 파이퍼는 앤딩씬에서 목숨을 잃은 로버트 레드포드의 웃음띈 생생한 영상은 감동이 무엇인지를 알게하는 장면이다.

가장 감동 받은 장면중 하나로 꼽고 싶었던 그 영화다. ‘이 감독은 감동을 아는구나’를 느끼는 하는 대목이었다.

남녀의 감정 뿐만 아니라 사회적 동반자로서, 친구로서 인간적인 면에 다가섰던 영화로 그들의 눈빛연기에 반해 눈물샘을 자극 받았던 많은 이들로 부터 좋은 영화라는 평이 끊이지 않았었다.

무엇보다 선남선녀의 대명사로 꼽히던 이들에게 눈빛으로 말하는 배우임을 뚜렷한 족적으로 남기게 한 영화로 평가하고 싶다.

그때의 기억이 선명하고, 지워지지 않아서일까?

존 애브넷과 알 파치노의 만남은 영화팬을 행복하게 할 충분한 무언가를 담아낼 것이란 기대감이 물씬 풍긴다.

강인하던 그 알 파치노의 눈빛이 변한 것은 영화팬이라면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멋지다. 덥수룩한 수염에 대학 강단에서 똑똑한 학생들을 가르키는 어느 순간 자신감보다 숨막히는 생명의 사투속에 피곤함이 찌들은 눈빛으로 변한다.

불안, 그리고 공포, 살고자하는 욕망.

잘나가던 대학교수는 그렇게 생존과 피곤함에 찌들어간다. 단 몇십분 만이다.

국내에 공개된 포스터에서 부드럽게 변한 이미지에 실망하는 팬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영화는 범죄 스릴러를 표방하면서도 24시로 대변되는 미드의 박진감을 모두 소화해냈다.

캠 커밍역의 알리시아 위트, 로렌 더그랄스역의 리리 소비에스키, 셜리역의 에이미 브렌맨, 캐롤역의 데보라 카라 웅거 등도 눈여겨 볼 만하다.

각본은 게리 스콧 톰슨이 맡았다.

대부로 대변되는 알 파치노의 젊은 시절 표정이 다시 살아나는 듯한 영화 88분.

알 파치는 두말할 필요 없는 배우다.

1973년 전미 비평가 협회 남우주연상(대부), 1974년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 드라마(형사 서피코) 등을 시작으로 상복이 많은 배우중에 하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만한 노력과 연기변신을 추구했기에 성과를 올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일부에서 이 영화에 대한 혹평이 쏟아질지도 모르겠다. 미국 현지 흥행성적도 최고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시각 죽이기 정도의 영화로 보이지 않는 것은 알 파치노 그가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의 마지막은 영화관에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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