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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민 굶어죽는데 ‘자존심’ 이라니

최근 북한이 영변 핵 원자로와 사용 후 연료봉 재처리 시설의 운행 기록 일체를 미국에 넘겨주면서 북한 핵 프로그램 신고문제가 타결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성 김(Kim) 미 국무부의 한국과장 일행이 지난 10일 1만8천쪽 분량의 북핵 자료 박스 7개를 들고 판문점을 넘어 왔다.

이 자료들은 영변 소재 5MW 원자로와 사용 후 연료봉 재처리 시설의 운영 기록이며, 자료의 기점은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마디로 북한의 플루토늄 추출에 관한 기초자료가 모두 들어있는 셈이다. 북한은 생산한 플루토늄의 일부를 핵무기 개발과 2006년 10월 단행한 핵실험에 썼으며 일부는 플루토늄 상태로 남아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 자료를 미국에 넘겨주는 것과 거의 동시에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할 핵 신고서 작성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6자회담 전까지 북한이 제출한 이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작업을 진행하는 기초자료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상응조치’인 테러지원국 해제 등 다음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북한은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할 경우 24시간 안에 불능화 대상인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기로 했으며, 이 과정을 CNN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할 예정이라고 한다. 냉각탑 폭파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야망을 접었음을 알리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의도적 연출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북한식 이벤트를 ‘핵 포기 의지’로 곧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북한의 꼼수에 또다시 속아 넘어가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은 이미 불능화 처리된 콘크리트 껍데기에 불과하며, 영변 핵 시설 자체를 북한은 이미 용도가 끝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게 비판론의 요지다.

플루토늄 핵 신고 결정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 관계가 급물살을 타면서 미국은 50만t에 이르는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키로 했다. 우리 정부도 대북 식량지원 문제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을 지원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대북지원을 위해서는 북한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는 게 기본 요건이요 원칙이다. 북한은 겸손한 자세로 남한에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굶어 죽고, 굶주림에 못 이겨 중국인들에게 딸을 파는 주민들의 참상을 나 몰라라 하면서 자존심만 세우는 것은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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