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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봄바람을 타고 2008 의정부 국제음악극 축제의 개막소식이 한달만에 폐막작 아이슬란드 ‘보이첵’의 공연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는 아쉬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 25일 저녁 의정부의 밤하늘처럼 봄빛을 머금은 별빛들의 아쉬운 손사래를 받고 7회째를 맞았던 의정부 국제음악극 축제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경기도의 대표축제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축제평가에서 A등급을 받는 등 명실공히 최고의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일반 관람객은 지난 2006년 5만여명 수준에서 지난해 축제기간동안 의정부를 방문한 사람은 모두 8만여명에 이른다. 아직 집계를 내봐야겠지만 올해도 이만큼의 수준, 아니 그 이상이 아닐까란 희망적인 예측을 낳게 할 만큼 공연수준이 높았다.

세상과의 소통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

◇어떤 공연이 펼쳐졌나?

의정부국제음악극 축제(집행위원장 이진배, 예술감독 이승엽)는 고심끝에 개막작으로 국내작품인 ‘라 트라비아타’를 선정했다.

이는 한국 오페라 60주년을 기념하는 것을 모토로 서울시오폐라단이 그 주인공으로 나섰다.

폐막작으로 나서는 실험성이 돋보이는 ‘보이첵’이었다.

이 작품은 아이슬란드 작품과 국내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두 작품이 동시에 주말무대를 장식하며 관람객들로 부터 찬사와 탄성을 자아냈다.

해외작품은 모두 6개국에서 초청됐다.

영국, 칠레, 러시아, 아이슬란드, 일본, 프랑스 등이었으며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초연된 영국 ‘비트윈’, 칠레 떼아뜨로 시네마의 ‘신상그레’,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의 ‘보이첵’ 등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다수를 이뤘다.

이와 함께 러시아 브로댜차랴 사바치카 ‘미운오리새끼’, 일본 TPS의 ‘봄의 야상곡’ 등도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국내 작품으로는 서울시오레라단의 ‘라 트라바아타’, ‘보이첵’, 사극과 판소리를 조화시킨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등 6개 작품이 해외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발나아가기 위한 실험성 돋보였다

본보의 지면을 통해서 소개된 대부분의 작품은 해외초청작이었다.

보이첵을 비롯, 신상그레, 비트윈, 미운오리새끼 등이 그들이다. 특히 이들 작품은 영국, 아이슬란드, 러시아 등지에서 초연이거나 새로이 시작된 장르의 창시자들로 국내 무대 연극의 새로운 지향점과 활력소가 될 작품들이다.

국내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보이첵을 재해석, 행위예술에 가까운 극대화된 인간의 육체성을 예술로 승화시킴으로써 커다란 비트에 인간의 목소리가 조화되는 환상의 무대를 안겼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아이슬란드 극단이 주로 화려한 무대장치, 소품, 음악 등의 관객 어필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며 동반 무대를 장식, 관람객에게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기도 했다.

칠레의 떼아뜨로 시네마가 출품한 신상그레는 영화를 보는 듯한 연극무대를 창출하는 높은 기술력과 예술에 대한 새로운 열정, 새로운 지향점을 향한 극단의 노력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줬다.

국내에서는 판소리의 이야기 방식에 연극적 요소를 결합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에 눈길이 갔다.

이 극은 브레히트의 원작 ‘사천의 선인’을 각색하여 만든 풍자극으로 뛰어난 소리와 연기력의 조화를 판소리 형식에 잘 조화시켰다는 평을 이끌어 냈다.

이와함께 다양한 한국전통 타악기가 한데 모여 웅장한 울림을 전해준 의정부시무용단의 작품 ‘두드리Go’도 다양한 볼거리중 하나였음이 분명하다.

◇무대를 벗어던지고 야외로! 세계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한정된 무대를 벗어나 의정부 시민들 곁으로 다가서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축제의 모토 ‘소통’을 기반으로 ‘수준높은 작품선정’, ‘축제 사이트의 확산과 다변화’, ‘밀도 높은 프린지 프로그램과 부대 행사’ 등을 통해 관람객에게 ‘축제다운 축제 만들기’가 첫번째 목표라고 밝힌바 있다.

이같은 방향성에 기인하여 의정부 전역으로 축제 사이트를 확산하고 축제설명회, 학교축제행사 등을 통한 지역주민과의 소통에 나섰다.

또 실내공연 뿐만 아니라 의정부시 중앙로, 직동공원, 시청 앞 특설무대 등으로 행사장을 다변화했고 야외 무대공연, 체험행사 등 프린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냈다.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앞으로 국내 극장, 축제, 나아가 해외 극장과 축제 등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다.

이같은 축제 사무국의 노력이 결실을 아름드리 일궈내길 기원한다.

1990년대 중반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쯤 이곳저곳에서 그 영화제가 열릴때마다 비판적인 논평이 주를 이뤘다.

국내 최초의 국제 규모의 영화제라는 상징성보다 행사성으로 치우치느니 하는 등 어조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그당시의 대학생들중 한무리의 동아리 학생들은 아이템을 짜맞추고 있었다.

그당시 선풍적인, 아니 마니아 층에서만 보던 에반겔리온, 공각기동대 등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겠다는 그들.

그들의 배낭에는 옷 몇벌, 주머니에는 부산행 기차표와 몇만원, 그리고 영화 스케줄로만 꽉 찬 수첩 뿐이었다.

20대의 젊은이들의 가슴속에는 뜨거운 열정과도 같은 문화에 대한 향수, 그들이 최고로 꼽는 작품들이 부산영화제에 있었다.

그래서 알게 된 것이 부산국제영화제였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아이슬란드 ‘보이첵’이 그 화려한 막을 장식하며 한달 가까운 긴 롱런을 마쳤다.

올해로 일곱번째를 넘긴 ‘2008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가 부산국제영화제에 버금가는 아시아, 세계를 넘나드는 대표 축제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또하나의 과제 또하나는 바람을 타고 그 명성과 작품들의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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