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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촛불 시위 청소년’ 들을 바라보며

질풍노도시기 과격한 행동 우려
정직한 의사소통 공감형성 필요

 

학교에서 직접 아이들을 교육하는 선생의 입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숨이 탁 막힌다. 쇠고기 수입 파동이 일어났을 당시에 수업 시간에 지극히 조심스럽게 정부의 입장을 시민들이 헤아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가 사방에서 몰아치는 비판의 소리에 적지 않게 당황한 적이 있다.

 

뿐만 아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로부터도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광우병 소문이 많은 부분 과장되어 있다고 말했다가 부녀간에 큰 싸움이 벌어질 뻔 한 적도 있다.

그렇다면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정서가 어떠할 것인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은 정부나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뒤에서 조장하는 불순한 세력이 있다는 식의 논리나 아니면 광우병에 대한 위험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식의 논리를 폄으로써 사태를 수습하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에 아이들을 계몽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가는 학생들로부터 뭇매를 맞기 십상이다. 이제 촛불 시위에서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운동은 구호 자체가 이미 정권 퇴진 운동으로 바뀌었고 또 시위 방법도 불법 과격 시위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 청소년들이 가세하고 있으니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가 아무런 말도 없이 이번 사태를 모른 척하고 넘어서는 안 된다.

청소년 시기에는 정치적 자아가 어느 정도 형성되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충분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또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서 나름대로의 행동을 취할 수 있다. 그러다보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은 쉽사리 격한 감정과 분위기에 휩싸여서 과격하게 시위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교사를 포함한 우리 기성세대들은 시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어떤 아이들이고 이들이 왜 시위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그 배후 세력이 누구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이들과 어떻게 정직하게 의사소통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정직한 의사소통의 부재에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지 불과 3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에 국제 유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아 국민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다 알고 있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이렇게 어려운 경제적 난국을 타개할 방도로서 한미 FTA 체결을 완성지어야 함에 있어서 쇠고기 수입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먼저 호소했다면 웬만한 청소년이라면 이번 결정에 대해서 거의 다 수긍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국을 방문하고서 갑자기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결정했다는 발표를 하고 체결내용에 대해서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취했다. 여기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지 않고 네거티브하게 광우병의 위험만 부각시켜서 전면 투쟁을 전개한 것이다.

정치권에서 ‘쇠고기 재협상만이 해결책이다’. ‘아니다. 한미 FTA 국회 동의가 먼저이다’는 식의 논쟁만 거듭한다면 청소년들은 또 다시 거리로 뛰쳐나올 뿐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불신만 증폭될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정치권과 기성세대들의 과격한 정치적 논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이 몰고 온 혼란의 극복은 광우병의 진실성 여부를 밝히거나 아니면 사태의 옳고 그름을 가리면 되는 일이 아니라, 정직한 의사소통의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모두가 잘못 채워진 단추를 먼저 풀고, 보다 이성적으로 그리고 인내심을 갖고 첫 단추를 끼우는 수고를 할 필요가 있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들도 아이들에게 오늘날의 국제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차분하게 짚어주고, 여기에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여러 대안들을 제시하고, 그리고 나서 한미 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접근해 나간다면 아마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의 장이 훨씬 더 넓어질 것으로 본다.

임태규<기독교대안학교연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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