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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카드 대란

안병현<논설실장>

1997년 12월 3일 우리나라는 외환유동성 부족으로 IMF 지원금융을 받는다. IMF는 생각했던거 보다 무시무시했다. 하루하루 생활이 황폐해 갔다. 문을 닫는 회사들,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 또 쫓겨나는 사람들이 늘어 갔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이름하여 ‘길거리 신용카드’.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 곳곳에 좌판을 설치하고 서류만 작성하면 한달 뒤쯤 집으로 신용카드를 보내줬다. 개인의 신용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묻지도 않는다. 사회와 사람을 황폐하게 만드는 신용카드는 이렇게 마구잡이 정책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DJ정부는 환란극복을 최고의 업적으로 친다.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차원의 부양책은 신용카도 정책만 편 것은 아니다. 벤처육성정책, 소비활성화정책 등이 추진되었다. 결국 신용카드 정책은 카드대란이라는 후폭풍을 몰고 왔다. 중산층의 붕괴와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가 사회를 소용돌이로 몰아 넣었다. 카드대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사람이 400만명에 육박했다. 그 가족의 아픔까지 계산하면 1천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신용불량자의 삶을 산다. 다시 경제불황이 몰아 닥치고 있다. 올들어 장사가 안된다며 가게를 둘러 엎는 곳이 많아졌다. AI 인플루엔자까지 겹쳐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놓은 닭고기 집과 오리집이 넘친다고 한다.

재미있는 통계가 하나 나왔다. 불황에 고물가인데도 신용카드 사용액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국내 신용카드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비씨카드가 1~4월 업종별 사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주유소에서 쓴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 중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외식업의 경우도 카드 사용액이 1년 전보다 17.3%, 할인점은 16.6% 늘었다.

현금 없으면 카드를 쓰게 마련인데, 신용카드 사용액수가 늘었다는 것은 또 다른 카드대란을 예고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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