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四川) 대지진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비해야할지의 교훈을 남겼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일이지만 지진에서 살아남은 이재민들은 안전지대에 설치한 천막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먹는 것, 입는 것, 쓰는 것 모두가 부족해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생활용수와 화장실 문제가 여간 심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임시 방편으로 마련한 천막촌은 공설과 비공설로 나뉘는데 공설은 정부가 가설한 것이고, 비공설은 공설 천막촌에 미쳐 입주하지 못한 난민들이 아무렇게나 마련한 천막촌을 말한다. 공설 천막촌에는 생활용수가 공급돼 불편이 덜하지만 비공설 천막촌에는 공급되지 않아 근처에 있는 강물을 퍼다 쓰다보니 설사병과 전염병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화장실 문제는 더 심각하다. 크게 판 웅덩이 위에 가설한 화장실은 늘 장사진을 이루기 때문에 한 번 이용하는데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니 아우성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도 6.25 한국전쟁 때 피난길에서 겪어본 일이라 그들의 고통을 짐작할만 하다. 지진에 맥없이 무너진 쓰촨성 건물을 ‘두부찌꺼기 건물’이라고 빗댄다. 우리나라도 한 때 부실공사로 인해 인재(人災)를 자초한 일이 있었으니 남의 얘기할 처지가 아니다. 지진 때 물이 문제가 되면서 일본에서는 수도관 내진화를 추진해 왔다. 1995년 1월 17일 발생한 한신(阪神) 대지진 때 식수와 생활용수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혼란을 겪은 경험이 사업 추진의 계기가 됐다. 아파봐야 아픈 사람의 처지를 알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그러나 사업을 개시한지 13년이 지난 현재 배수지 20%, 정수장 12%, 가정용 수도관 11%에 머무르고 있다. 지금의 진도라면 최장 65년이 걸릴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지난해 니가다현 나카에쯔오키(中越沖)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4만호가 단수됐는데 복구하는데 20일이 걸렸고, 이 지역의 수도관 내진화율은 16%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과문인 탓인지 수도관 내진화 소리를 들어본 일이 없으니 조금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