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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기미년 술값 인상

이창식 주필

경성(서울) 조선주(朝鮮酒) 제조동업조합은 1919년 2월 19일 종로 은방 도가에서 조합원 130명이 모인 가운데 임시 총회를 열고 술값 인상을 결의했다. 술값 인상 이유인즉 술을 만드는 원료값이 올라 손해가 나기 때문이었다. 조합원들은 25일부터 술값을 올려 받기로 결정하고 자의로 술값을 더 받거나 덜 받는 자는 위약금으로 매번에 50전씩 조합에 바치기로 하였다. 요새 말로하면 담합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이지만 당시는 흔히 있었던 일이다. 이날 술값 인상 결정으로 한 말에 3원 80전이던 약주가 4원 50전, 1원 80전이던 탁주가 2원 50전, 2원 각수이던 합주가 3원 50전으로 올랐다. 도가 술값이 오르니까 선술집 술값도 올랐다. 안주를 끼워서 한 잔에 3전 받던 약주, 탁주, 합주를 5전씩 받기로 했다. 술 한 잔에 2전이 올랐으니 술꾼들로서는 불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1918)에도 쌀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한 잔에 3전하던 것을 4전으로 올리고 위약료 10원을 물리도록 한 바 있었는데 술꾼들이 외면하자 위약금 10원을 내고 3전씩에 판 업자가 많아 담합이 깨진 바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값(상당한 비용)을 들여 준비한 안주가 안팔려 상하게 되고 끝내는 내다 버리는 일이 자주 생겼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올 담합도 제대로 지켜질지 주목된다는 것이 1919년 2월 25일자 ‘매일신보’ 사회면 기사였다. 요즘 우리 경제가 IMF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한다. 물가가 6%나 오른데다 고유가까지 겹쳐 하루 하루를 지내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뿐인가. 한쪽에선 촛불 시위, 다른 한쪽에선 파업이 계속되고 있어서 나라 안이 온통 어수선하다 못해 공황상태에 빠진 느낌마저 든다. 이런 판에 국민주로 알려진 소주나 막걸리 값을 올린다면 주당(酒黨)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더러는 참고 안마시는 인내형 주객도 있겠지만 화가 치밀어 더 퍼마시는 자학형 주객도 생겨날지 모른다. 1919년 2월은 3.1독립운동이 일어나기 한 달전이다. 양조 업자가 민족 대사를 예측했을리 만무하지만 술값 인상은 예나 지금이나 예민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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