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가수 인순이는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혼혈인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자기분야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나는 지난 해 까지만 해도 혼혈인이지만 노래 잘하는 인기가수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불거진 문화예술계 인사의 학위 위조 논란을 계기로 그녀의 또 다른 모습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학위 논란의 대부분이 대학 입학 및 졸업 여부에 집중된 상황에서 그녀는 자신이 표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창피함을 무릅쓰고 자발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서 대학은 커녕 고등학교 입학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리고는 학력위조 고백기사를 취재한 기자에게 절대 동정적으로 기사를 쓰지 말 것을 부탁까지 했다니 순진하지만 정말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의 어린 시절은 편모슬하에 혼혈인에 대한 멸시와 냉대 그리고 경제적 궁핍으로 점철된 고난의 가시밭길이었다. 그녀는 이 모든 고난과 불우한 환경을 강인한 의지력으로 극복하고 마침내 존경받는 대표 연예인으로 우뚝 선 것이다. 지금이야 그녀의 피부색을 가지고 차별하거나 멸시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이 성숙된 결과물이 아니라 그녀를 비롯한 특별한 소수에게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제결혼 건수가 100만을 넘어섰고 경기도만 하더라도 외국인 거주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그들의 자녀까지 합하면 다문화가정 구성원은 조만간 수백만에 달할 것이다.
미래사회는 단군선조 혈통의 단일민족 주장을 무색하게 하는 다문화가정과 다문화사회가 우리사회에 보편화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글로벌화시대에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문제는 급속히 진행되는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매스컴을 통해 비춰지는 우리의 모습은 자기와 얼굴 생김새가 다르다고, 피부색이 조금 다르다고 깔보고 멸시하고 특히, 필리핀·베트남 등 저개발국가 출신의 결혼이민자에 대한 무시와 냉대는 도를 넘어선 것 같다.
우리사회가 이들을 진정으로 끌어안을 능력과 준비를 갖추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다정한 이웃으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가장 가까이서 부대끼며 생활하는 우리들 개개인의 몫이다. 지금부터라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건강한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씨를 뿌리고 물도 주고 잘 가꾸어 나간다면 멀지않은 장래에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 같은 인물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반대로 미래사회에 보편화될 한국의 다문화가정과 다문화사회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다면 2005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파리근교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들의 폭동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 또한 없다.
따라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은 당장의 불끄기 식 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꾸준한 투자이어야 한다.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정책보다는 입안단계에서부터 다문화가정의 입장과 뜻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어야 하겠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우리가 어떤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시회의 악으로 성장할 수도, 국가의 미래 핵심인력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올해부터 한국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는 안성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와 협약을 체결하고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우리사회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며, 장차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영부인을 포함한 사회지도층과 각종 단체와 기관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증가하고 있고, 범국민적인 인식도 급속히 개선되고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전망해 본다.
김관수<한국토지공사 경기본부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