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가 이슈를 옮겨가며 매일 밤 서울 도심의 거리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 나라 법치(法治)의 무력화와 실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는 시위대의 인권이 법질서 보호보다 우선한다. 법질서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서 매일 밤을 새우고 있는 전경들은 상부로부터 “차라리 맞으라”는 어처구니없는 지시를 받고 있다. 인권도 법치의 방파제가 무너지면 함께 휩쓸려 갈 수밖에 없다. 법치는 인권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선량한 보통시민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도 없으려니와, 심지어 추악한 흉악범에 대해서도 인권은 최우선으로 고려된다. 이게 법치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당신이 말한 것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해 상의할 권리가 있습니다.” 경찰이 피의자를 연행할 때 반드시 알려야 하는 ‘미란다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지금 세계 대부분의 민주국가들에서 실시되고 있는 준칙이지만, 본디는 미국 헌법에 그 뿌리를 두고 탄생했다.
1963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18세의 한 소녀가 유괴돼 들판에서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범인으로 지목된 21세의 에르네스토 미란다를 체포해 자백을 강요했으나 미란다는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완강하게 버티던 미란다는 결국 범행 자백 진술서를 쓰고 서명을 했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자 미란다는 다시 무죄를 주장하며 범행 자백을 번복했다. 경찰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진술서를 억지로 썼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미란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죄사실이 너무나 명백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최저 20년, 최고 3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상고심 애리조나 주대법원에서도 원심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 사건은 연방대법원으로까지 갔다. 연방대법원은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아도 될 권리(미 헌법 5조)’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미 헌법 6조)’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란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로 미란다는 석방됐다.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기본 권리가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란다 원칙’은 이렇게 해서 세상에 탄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