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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요괴친구 ‘갓파쿠’ 반가워~
우연히 만난 괴물과 함께하는 짧은 동화 같은 이야기… 26일 개봉

 

“틀림없어 오래전에 분명히 정해준 운명일꺼야!”

여름방학의 짧은 동화 같은 얘기.

꿈속을 헤매듯 우정을 나누는 소년과 그리고 요괴.

상상속 괴물들은, 그리고 꿈속의 나이트메어는 항상 최악의 어둠과 짙은 공포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만화속 요괴 주인공들은 줄곧 따뜻한 표정을 유지해왔다. 유독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들 요괴들의 두얼굴이 매치되기도 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에 이어 국내 애니메이션 광들을 열광시킨 그 작품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이 오는 26일 국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독특한 캐릭터 창출을 통해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일본의 상술이 아니더라도 항상 ‘어떻게 저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란 의문과 경의를 표하게 되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었다.

‘서유기’, ‘삼국지’ 등 동양고전은 물론 서구의 이야기까지 망라해 나름의 방식대로 이야기를 펼쳐내는 스토리 창작의 거대성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강국이 왜 됐나를 돌아보게 한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치고는 조금 길게 느껴지는 138분의 상영시간이다.

1차 버전은 800페이지에 달하는 분랴의 그림, 3시간의 상영시간의 기록을 남겼단다.

하라 게이치 감독은 작품 발표 소회에서 40여분의 편집이 가장 고통스러웠다며 “갓파쿠를 번뇌에서 벗어난 깨끗한 존재로 그리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갓파는 일본의 요괴이며 물의 정령으로 불린다.

개구리와 모양이 흡사하지만 머리부분에 머리카락이 송송 나있다. 팔은 좌우가 연결되어 있고 한쪽을 잡아당기면 다른 한쪽이 늘어난다.

손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달여 있어 수영도 잘한다.

갓파는 스모를 잘한다고 전해진다. 에도시대 스모선수로 유명했던 시라후지 겐타는 나쁜 짓을 하는 갓파를 스스로 제압했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배경은 에도시대를 건너 200년 후 도쿄다.

주인공 코이치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신기한 돌을 발견한다.

200년만에 갓파는 깨어나고 가족들은 그에게 쿠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여느 일본 만화처럼 다정하게 지낸다.

가족들에게 전해지는 풍운은 갑자기 나타난 갓파쿠의 아버지의 팔과 매스컴의 공격.

이들이 사랑과 우정을 지키면서 어떤 얘기를 펼쳐낼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 중에 하나는 다양한 동물캐릭터나 요괴, 우주인 등이 지구인과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이다.

이는 이 작품의 감독 하라 게이치가 꿈꾸는 세상일지도 모른다. 하라 감독은 20여년 전부터 고구레 마사오의 아동문학 ‘갓파 오사와기’와 ‘갓파 깜짝 여행’ 등 두권의 책을 한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작업하길 희망했다.

준비기간은 3년이 걸렸으며 실제 제작기간도 2년이나 소요됐다.

원작자인 고구레 마사오는 작품의 성공을 기원하며 최근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진다.

감독 하라 게이치, 일본 애니메니션의 전통도 그래도 따랐다.

일본 전설을 바탕으로 한 동화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출, 촌철살인의 철학적 대사 등을 통해 작품성을 높였다.

하라 감독은 솔직하게 밝힌다.

현 일본사회의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라고….

자연으로 돌아고 싶은 쿠를 갈곳 없게 만든 인간의 마구잡이식 환경 파괴, 옐로 저널리즘, 초등학교까지 만연한 집단 따돌림(이지메) 등이 그것이다.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하나하나씩 짚어감으로써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변화의 요구를 해댄다.

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 이 작품은 놀라운 기록을 양산했다.

올해 일본 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일본 대표잡지 키네마 준보가 발표한 ‘베스트 무비 탑 10’ 안에 선정됐다.

특히 카네마 준보가 선정하는 탑 10안에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 이외의 것이 선정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해 제4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였으며 올해 제5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에 이은 수작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은 꼭 봤으면 한다. 상영시간이 조금 길다. 하지만 애니만이 가진 매력과 메시지는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의 부피를 줄여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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