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불신만 깊어지는 세상이 됐다. 단적인 예가 시민들은 남의 말을 곧이 듣지 않는다. 특히 정부가 하는 말이나 일은 선뜻 믿으로 하지 않는다. 팔고 사는 물건도 정품이라는 생각보다는 가짜이거나 불량품을 속여 파는 것이 아닌가 의심부터 한다.
의심받거나 불신 당하는 사람도 상대를 신뢰하지 않기는 마친가지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다 보니 진실, 정직, 신뢰라는 가치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미국산 쇠고기와 쌀밥에 대한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면서 또 하나의 불신거리가 생겨났다. 보도된 바와 같이 22일부터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쇠고기와 쌀로 조리하는 음식물에 대해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쇠고기의 경우 국산인지, 미국이나 호주산인지, 이것저것 혼합한 것인지를 명시해야 한다. 백반이나 잡곡밥의 경우도 국산인지, 중국산인지, 혼합한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7월부터는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산물품질관리법에 따라 쇠고기와 쌀 조리 음식을 판매하는 모든 음식점이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300㎡, 100㎡ 이상 식당을 원산지 표시 대상으로 했을 때만 해도 업주들의 불만은 웬만했다.
그러나 영업장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모든 식당이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게 되니까 군소 식당의 볼맨 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은 주인의 말만 믿고 먹었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건강관리 차원에서라도 원산지 표시가 사실인지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니 신경 쓸 일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문제는 원산지 표시제에 대해 업주와 고객의 이해가 아직 덜되어 있다는데 있다.
정부는 나름대로 홍보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절대 다수의 업주들은 그런 법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결과로서는 정부의 잘못이다. 단속도 문제다.
정부는 원산지 표시 의무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단속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업주들이 정부 요구대로 협력할지도 미지수다. 법을 어겼을 경우 5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하는 부담 때문에 겁은 먹겠지만 성가시고 귀찮은 것 만은 사실이므로 단숨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이 제도는 시간이 걸리고 마찰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실현시켜야할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글로벌 시대를 맞이한 우리나라로서는 식품안전도 중요한 사회문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단속에 앞서 홍보에 힘쓰고, 업주들은 고객의 안전을 지키고 자신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당국의 지시에 순응해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