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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가장의 비애..세일즈맨의 죽음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내달 5일 ‘전무송의 …’ 공연
시대에 내몰린 우리네 아버지의 자화상 같은 이야기

 

축 늘어진 어깨에, 그의 가방 속에는 서류뭉치가 가득하다.

집에서도 일을 해야 한다.

젊은날의 직장생활은 내일을 위한 또 한발을 위해 뛰고 뛴다.

‘퇴물’이 된 50~60대의 직장인은 삶의 무게,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하루 하루 가쁜 숨을 몰아쉰다.

눈물로 표현한다면 화장실 구석에서 소리없이 조용히 눈물짓고 돌아서서는 환히 웃어야 하는 남자만이 보일 수 있는 그런 자화상이다.

1947년대 미국의 시대상과 오늘날 우리네의 모습이 이처럼 똑같을 수 있을까란 의아심이 들기도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의 원작자인 아서 밀러는 이 작품으로 당시 퓰리처상을 받았다.

아서 밀러는 ‘소 입센’이라 불릴 만큼 사실주의 영향을 많은 받은 작가로, 특히 1920년대 독일의 표현주의, 상징주의 기법 등 사조로 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아서 밀러는 경제, 이데올로기 등 사회체제와 그 영향 구조하에서 생활하는 각 개인과의 관계를 주로 다룬 작가다.

2000년대를 사는 한국 사회.

그의 글은 여전히 유효하다.

120분간의 사회적 담론일지도.

이 작품의 부제는 ‘어떤 2막의 사적 회담과 진혼가’다. 2차세계 대전 이후 미국 사회의 문제를 다룬 수작이다. 그런 작품을 한국화 했다.

번역의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는데 노력했다는 후문은 작품을 감상한 뒤 평을 해도 될 듯하다.

기대감을 감출 필요는 없을 듯 하다.

45년 연극인생을 살아온 전무송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이 주인공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도립극단 단원들이 든든히 뒤를 받친다.

자식들에게 보험금을 남겨주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는 60대 가장.

노만수(전무송 분)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 중절모를 반쯤 뒤로 젖혀 쓴 고단한 모습으로 퇴근하는 세일즈맨이다.

평생 세일즈맨으로 살았고 두 아들과 다정한 아내가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하지만 삶은 그를 고단하게 만든다.

양육자인 아버지로서 장성한 두 아들과 맞부딪치며 심리적 갈등, 퇴직 그리고 치매까지….

마지막 사회인으로서 그는 겪을 수 있는 모든 불행을 한몸으로 맞아낸다.

사회구조하에서 그는 자신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가족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

전무송 예술감독과 그의 단원들이 이 극을 어떤 모습으로 재현해내 관람객의 눈물샘을 자극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최근 도립극단은 다양한 실험과 모험을 즐기고 있다. 그 행보에 힘이 실리고 도민들에게 문화라는, 연극이라는 삶의 한 단편을 풍성하게 해주길 바란다.

공연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작에서 7월 5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두차례 열린다. 공연은 전석 2만원, 청소년은 1만원이다.(문의:031-481-4000, http://ansanca.ian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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