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7월 삼정펄프 전재준(86) 회장이 안양시에 기증한 안양4동 삼덕제지 공장부지 1만6천8㎡가 오는 11월 완공돼 공원으로 탈바꿈돼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16일 시에 따르면 1961년 안양에 인쇄용지 제조공장을 세운 전 회장은 공장을 타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공장부지를 아파트나 상가 용도로 매각하지 않고 공원을 조성하는 조건으로 시에 기증했다.
현재 이 땅의 가격은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는 전 회장이 기증한 공장부지와 인근 사유지 3천368㎡를 합쳐 모두 1만9천376㎡에 53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부터 산책로, 잔디광장, 어린이놀이터, 연못, 바닥분수 등을 설치하고 있으며 오는 11월 완공예정이다.
특히 땅을 쾌척한 전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전 회장의 흉상을 세우고 공원이 과거 삼덕제지의 공장터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당시의 공장굴뚝을 3분지 1로 축소한 높이 13m의 굴뚝이 설치되고 있다.
이에 앞서 시는 만안구 지역의 만성적인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전 회장이 기증한 공장부지 지하에 600대 분량의 주차장을 건립하고 지상은 공원으로 활용하려했으나 전 회장이 반대, 주차장 건립계획은 포기했다.
이 때문에 주차장을 건설하는 조건으로 공모했던 설계를 파기하고 주차장이 없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하면서 기증 8년만에 공원의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시 관계자는 “지하에 주차장을 건설하고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국제현상공모까지 했으나 기증자가 반대해 결국 순수공원으로 조성하게 됐다”며 “이로 인해 공원조성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