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일수록 잘 먹어야 한다. 날씨는 덥고 경기는 한치 앞이 보이지 않아 숨이 막힐 지경인데 한가하게 웬 먹는 타령이냐고 하겠지만, 무더위와 힘든 세상살이를 견뎌내기 위해서라도 삼복 무렵에는 별미가 절실해진다.
“양반은 삼복에 민어를 먹고 상놈은 구탕(狗湯:보신탕)을 먹는다”고 했던 것처럼, 오뉴월 여름의 고급음식으로 민어회가 첫 손가락으로 꼽힌다. 내장을 넣고 끓인 민어탕은 홍어애탕과 더불어 ‘탕중왕(湯中王)’으로 칠 만큼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민어는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민어껍질, 지느러미, 부레도 모두 소금에 찍어 먹는다.
여름철 생선요리 가운데 일품으로 치는 것으로는 민어회·민어탕 말고도 유월 숭어, 칠월 칠산 장어가 있다. 숭어는 동짓달 숭어도 일품으로 치지만 유월 숭어는 맛이 한결 더 좋다. “태산보다 높은 보릿고개에도 숭어 비늘국 한 사발 마시면 정승보고 이노옴 한다”라고 했다. 칠산바다는 전남 영광 앞바다 서해를 일컫는다.
같은 생선이라도 맛이 더 좋은 때가 따로 있다. 음력 정월에는 도미를 가장 귀한 생선으로 치고, 방어도 맛이 좋은 때다. 방어는 추울 때 제 맛이 나는 생선으로, 제주 방어를 일품으로 친다. 크기가 어른 팔뚝만한데, 동짓달부터 정월까지 맛이 가장 좋다. 육질이 쫄깃해서 뱃살도 맛이 있지만 생선머리를 불에 구워 먹으면 그 맛이 별미다.
이월에는 가자미 회무침을 일품으로 치고, 삼·사월에는 삼치와 농어가 제철이다. “사월 삼치 한 배만 건져 올리면 평양감사도 조카로 보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이 좋고 비싸게 팔리는 생선이다. 구월에는 전어, 시월에는 갈치가 제 맛을 낸다. 한 그릇의 삼복별미는 더위를 잊게 할 뿐 아니라 삶의 의욕을 북돋아주기도 한다. 반드시 별미 만이랴. 한 그릇의 시원한 냉수만으로도 우리는 인생이라는 게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임을 느낄 때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