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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백화점들 신사정장 정찰제 시행 그후

거품 뺐다지만 에누리 없이는…
정찰제 시행후 ‘365일 세일’ 관행 깨져

백화점업계 신사정장 매출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신사정장의 경우 가뜩이나 경기를 많이 타는 품목으로 꼽히고 있어 최근 계속되는 경기침체가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 신사정장 매출의 역신장은 경기침체 때문이라 하기에는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 백화점업계 관계자들은 신사정장 매출 역신장의 가장 큰 이유로 ‘정찰제 시행’을 꼽았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올해 백화점업계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신사정장의 ‘정찰제’. 그동안 백화점업계에서 공공연히 이뤄졌던 신사정장의 비정상적인 할인판매를 없애기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정찰제’이지만 백화점업계는 이 정찰제가 신사정장 매출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극심한 매출부진에 빠져있는 백화점업계 신사정장, 그 속을 들여다봤다.

◆신사정장매출부진 경기지역 백화점업계 매출하락을 주도한다=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의 지난달 매출은 지난해 대비 5%정도 신장했다.

갤러리아 수원점에 따르면 명품 등 잡화 부분과 유아 부분에서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 신장을 이뤘다.

하지만 신사정장의 경우 지난해보다 10~16%정도 매출이 빠진 것으로 나타나 전체 매출 하락을 주도했다.

갤러리아 수원점 관계자는 “신사정장의 경우 지난해에는 일년 내내 세일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올해부터 정찰제를 실시하다보니 가뜩이나 원자재 상승 등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세일마저 없어지면서 가격이 확 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가격 상승은 결국 신사정장 매장에서 고객들이 빠지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은 애경백화점 수원점도 마찬가지였다.

애경백화점 수원점의 경우도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신사정장 매출만 15% 이상 역신장했다.

이는 결국 신사정장 매출만 지난해 수준으로 나와줬으면 매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애경백화점 수원점 관계자는 “신사정장 매출 하락의 주요인은 올해부터 시작한 정찰제 때문”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정찰제를 시작한 백화점들에게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신사정장은 일년내내 30% 세일 진행 중이었다”며 “하지만 올해 신사정장은 가격을 세일가 수준으로 낮추고 정찰제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즉, 기존 가격의 세일가 수준이 정찰가가 된만큼 세일을 하지 않는다고 가격이 오른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백화점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동안 세일에 길들여진 고객들에게 신사정장의 정찰제 시행은 아무리 가격을 내렸다해도 선뜻 구입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정찰제? 고객들은 세일할 때까지 기다린다=최수연(37·인계동)씨는 세일 기간에 맞춰 남편의 여름 정장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들렸다.

최 씨는 “확실히 정장 값이 예전보다 많이 내린 것 같다”며 “예전에는 정장 한 벌 구입하려면 70만원은 줘야 했는데 요즘은 5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예전에는 항상 세일을 했었는데 요즘은 세일이 없어져서 그동안 구입을 미루다가 백화점 세일 기간에 맞춰 왔다”며 “아무리 가격이 내렸다 해도 정가를 주고 사면 왠지 손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세일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거품을 제거하고 가격을 정찰가로 정했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이상호(35)씨는 “그동안 세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던 신사정장가격은 거품이었다는 말이데 정찰가를 통해 이 거품이 완전히 제거됐다는 것을 어떻게 믿냐”며 “아무리 정찰가를 위해 가격을 내렸다고 해도 세일을 하지 않으면 왠지 바가지 쓴 것 같다”고 밝혔다.

◆정기세일기간을 노린 신사정장 특가 세일=정찰가 시행으로 인해 세일을 하지 못하는 신사정장은 백화점 정기세일 기간이 매출 상승을 노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돼 버렸다.

이에따라 수원지역 백화점업계는 정찰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정기세일기간에는 다양한 신사정장 특가전을 펼쳐 고객 몰이에 나섰다.

애경백화점 수원점은 여름정기세일기간동안 갤럭시와 로가디스 등 신사정장 20% 세일을 진행했다.

이와함께 4층 특설매장에서는 코오롱 패션 종합전을 열어 맨스타 정장과 콤피재킷을 각각 15만원, 19만원에, 캠브리지 순모정장과 실크(100%)콤비는 각각 21만원, 39만원에 판매했다.

이외에도 신사정장 구매고객 중 자사카드로 20·40만원 이상 구매하면 10% 특별 할인혜택을 더 줬다.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도 정기세일기간동안 갤럭시와 닥스, 마에스트로 등 신사정장 20% 세일을 진행했다.

이와함께 8층 특설매장에서는 본 정장과 재킷을 각각 19만원, 12만원에, 갤럭시 7월 특가 정장을 21만원에 판매했다.

결국 신사정장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시작됐던 정찰가 판매는 세일기간을 통한 추가 세일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세일판매로 진행되고 있다.

신사정장 업체 관계자는 “유통구조의 정상화를 위해 시작된 정찰제가 결국 할인가의 세일로 이어지면서 의류업체에게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업친데 덮친 격으로 경기까지 침체돼 올해 신사정장업체 사정은 밝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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