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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국제연극제 총괄 김·동·언 감독

가을 풍년 기다리는 허수아비처럼 연극풍년 기다려요

‘D-9’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해왔던 ‘2008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개막 초읽기에 들어갔다.

15일부터 열흘간 불가리아, 호주 등 7개국의 21개 극단이 시민들과 어우러져 울고 웃기를 함께할 소통의 장.

이번 수원화성국제연극제의 중심은 ‘진짜배기 축제’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긍지를 갖고 즐겁게 살아가면, 멀리있는 사람들도 그 모습이 부러워 저절로 찾아오게 된다(近者說 遠者來)’는 말처럼 주민 스스로 흥에 겨워 참여할 수 있는 축제판을 만들어보자는 것.

이번 연극제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김동언 감독은 “축제는 일탈의 공간이다”며 “축제를 만드는 사람이나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두 어깨에 힘 빼고 진정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과 축제를 기획, ‘꽃바람 신바람’, ‘열대야 페스티벌’, ‘남산 위의 둥근달’ 등 관(官) 냄새를 없애고 관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극복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든 장본인이다.

그가 이번 축제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5~10년 후 축제의 모습과 비전이다.

김 감독은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시민들에게 몸에 와 닿는 비전을 줬는가, 문화에서도 당장의 실적과 경쟁중심주의를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에는 반성의 요지가 있다”며 “함께 준비하는 이들과 축제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결과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수원지역 연극의 미래에 비전을 제시하는 축제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동언 감독은 이번 연극제에 각 축제마다 선보이는 기계적인 개성이 아닌 ‘진정한 차별화’를 선보이고 나섰다.

우선 직선적이고 평면적인 느낌을 줬던 장안공원에서 화서공원 서북각루 일대로 야외무대를 옮겨 성곽의 위엄, 예술적 이미지, 자연친화적인 성격을 십분 살리기로 했다.

또 개막작과 폐막작에 무게중심이 실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모든 작품에 동일한 가치를 부여했다.

김 감독은 “축제에서까지 경쟁 이데올로기가 그대로 반영돼서는 안된다”며 “개막작과 폐막작에 무게가 실리면 열심히 준비한 다른 작품들이 들러리가 돼 버린다”고 말했다.

축제의 작품에 제대로 접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용자들의 주관에 따라 판단하고 그 결론을 공유하며 안목을 높여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강제적이고 강요에 의한 차별화가 아닌 연극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는 작업에서부터 시작해 시민 참여를 고양시키고자 한다.

그는 “수원 지역의 연극축제는 아직 연극 인프라나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며 “쉽게 연극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지역내에서 자생적으로 연극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사람들의 가슴 속에 연극에 대한 애착이 생겨나면 전문 극단도 활동 근거가 생기게 되며, 네트워크가 형성돼 외부 지역과 공동 작업도 가능하게 된다”면서 그간의 고민을 풀어놓았다.

김동언 감독은 들판을 제 몸으로 지켜내는 허수아비 같은 사람이다.

그는 “한여름날의 폭염과 칠흙같은 어둠을 견디는 허수아비의 삶은 우리의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우리 시대의 연극과 배우들을 위해, 풍요로운 가을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를 위한 축제, 허수아비들의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이번 축제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이제 열흘도 남지않은 연극제, 김동언 감독의 바람대로 축제 마당에 모든 것을 풀어놓고 새로운 기운을 가져갈 수 있는 진정한 축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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