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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환경단체 반대로 무산된 ‘한우축제’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오산시 소재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에서 열 예정이던 ‘한우축제’ 가 갑작스레 취소됐다.

도는 한우축제를 이곳에서 열고 매일 저녁 1천600명씩 8천여명의 도민을 초대해 한우를 구워먹는 불고기잔치를 펼칠 예정이었다. 그러자면 식사 공간이 필요하므로 파라솔 400개를 설치하고 방문객들에게 한우 쇠고기를 시중의 절반 값으로 파는 가격 세일도 계획했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를 돕고, 먹고 싶어도 값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 소비자에게 모처럼의 기회를 주는 행사여서 기대되는 바가 컸다.

그런데 왜 취소됐을까. 환경단체와 일부 도의회 의원들이 맹렬히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정을 모르는 시민들은 환경단체와 도의회 의원들의 반대가 야속하게 보일지 모른다. 하나 그들의 주장은 맞다. 물향기수목원은 자연생태계 보존의 중요성과 자연 사랑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하는 식물 전시 공간으로, 장내에는 그 흔한 간이매점하나 없는 철저한 자연공간이다. 특히 화기 사용은 물론 취사는 절대 금지돼 있다. 그런데 도는 행사 장소가 산림이 우거지지 않은 개울가 쪽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1천여명이 쇠소기를 구워 먹는 불고기 잔치를 펼치려했던 것이다.

수목원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규칙을 만든 것은 도였다. 그런 규칙을 만들고 지키게 했기 때문에 물향기식목원은 오늘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규칙을 만들었던 도가 자신들이 하는 행사는 예외로 삼으려 한 셈이니까 항의가 아니라 비난을 받아도 할말이 없게 됐다.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급해진 도는 ‘한우축제’를 취소하고, 대신 ‘G마크 명품 농축산물 페스티벌’ 로 바꾸고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번개 같은 머리 회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행사명을 바꾸었으면 행사 내용도 달라져야 정상이다. 아무리 간 큰 도라해도 식물과 환경에 타격을 가할 불고기 축제야 강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수목원 구경도 하고 명품 농축산물을 살겸 많은 인파가 몰려들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일시에 그토록 많은 인파가 입장해도 수목원은 안전할 수 있을까. 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축산 농가 돕기를 전면에 내세워 여론을 자기 편으로 만든 것은 현명한 처사인지 몰라도 장소를 수목원으로 정한 것과 전례를 남긴 것은 큰 잘못이다.

이제 와서 장소를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긴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도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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