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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대통령의 민박

이창식 주필

대나무로 유명한 전남 담양향토문화연구회가 ‘청죽골의 비망록’을 냈다. 이 비망록은 1910년부터 1969년가지를 제1권, 1970년의 10년간을 제2권, 1980년대의 군내 대·소사를 제3권에 수록하고 있다.

다만 특이한 것은 일반 사료(史料)나 자료를 인용한 것이 아니라 지방신문에 보도된 기사들을 군 공보실이 스크랩한 것을 정리했다는 점이다. 지금도 시·군에서는 시·군정과 관련 있는 기사들을 스크랩해서 행정 자료로 이용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오래 보관하지 않고 폐기하는 곳이 많은 듯하다. 기록문화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담양은 옛 것을 귀하게 간직한 탓에 훌륭한 향토 사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버리는 것과 간직하는 것의 차이를 확인시켜 준 예라할 수 있다. 비망록에는 1982년 3월 16일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고서면 성월리 성산마을 김선두 이장 집에 민박하면서 주민들과 나눈 대화가 실려 있다.

▷대통령 “제가 온다는 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김이장 “조금 전에야 알았습니다.” ▷대통령 “우리 일행이 많은데 저녁 준비가 되겠습니까” ▷김이장 “평소 먹는 대로 대접하겠습니다.” ▷영부인 “우리가 연탄집에 살 때는 아랫목만 미지근했는데 따뜻하네요.” ▷대통령 “저는 정월 초하루와 생일을 빼고는 늘 잡곡밥을 먹습니다. 어릴 때는 들깻잎, 콩잎 반찬을 많이 줘서 투정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맛 있다는 걸 느낍니다.” ▷공재홍 “대통령 내외를 모시니 흐뭇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통령 “농촌에서 자라서 그런지 농촌이 그립습니다.”

이튿날 아침 대통령 내외는 새마을회관 앞에서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떠나면서, 소 20마리와 200만원의 마을기금을 선물로 남겼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편 7개 읍·면 이장 186명은 대통령 민박을 기리기 위해 기념식수를 했다고 적혀 있다. 그 때 남긴 20마리의 소와 200만원의 하사금이 어떻게 증식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소문대로 ‘통’이 컷던 것 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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