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인조잔디 조성 공사를 둘러싸고 학교측과 환경단체 등이 격돌하고 있다는 보도에 접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화문화가 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나싶어 실망스럽다.
문제의 학교는 문원초등학교이다. 이 학교는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2억8천만원, 과천시로부터 4억6천만원 등 모두 7억4천만원을 지원받아 여름방학 동안에 학교 운동장 전체에 인조잔디를 깔 계획이었다. 그런데 일부 학부모와 환경·시민단체들이 유해성을 제기하며 시작한 시위가 육탄(肉彈) 저지로 바뀌면서 평화롭던 학교가 험상 궂은 대립의 장으로 돌변하고 말았다.
양측의 주장은 그럴듯 하다. 학교측은 국가시책사업으로 결정된 만큼 학교 자체가 공청회를 가질 성질이 아닌데다 학내의 인조잔디추진위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쳤기 때문에 최소한의 수렴 절차는 마쳤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유해성 문제도 교육부가 마련한 기준치 보다 낮은 단계여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의 주장은 아주 딴 판이다. 공청회를 하지 않아 학부모 의견을 무시했고, 유해성이 없다는 것은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며 공사 강행을 끝내 막겠다는 입장이다.
마치 같은 레일에서 마주 달려 오는 철마(鐵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인조잔디 조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찬반은 반반이거나, 반대쪽이 더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왜 학부모들은 뒷전인채 전면에 나서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일까. 앞장 섰다가 자녀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해서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십상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가장 공정하게 찬반을 묻는 방법은 학부모와 이용 당사자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참된 의견을 묻는 것인데 이같은 방법은 학교측이 받아 들일리 없다. 막대한 시비를 지원하는 시당국이 중재에 소극적인 것도 문제이다. 인조잔디를 깔겠다는 것도, 깔아서는 안된다는 것도 모두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면 힘으로 해결할 궁리부터 버리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는 것이 순서다. 살기 등등한 공사 현장을 보고 1122명의 어린이들이 무엇을 배울지를 티끌만치라도 생각한다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