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바뀌거나, 없어지는 일없이 면면히 계승되는 것이 세시풍속(歲時風俗)이다. 세시풍속은 일생생활에 있어서 계절에 따라 관습적으로 되풀이하는 민속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생활의 일부이면서 우리 민족만이 간직해온 민속문화이기 때문에 쉽게 멀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분단 반세가 지난 오늘의 북한 세시풍속은 우리와 딴판이다. 우선 북한의 큰 명절은 설이나 추석(한가위)이 아니다.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과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제정되어 있다. 김일성의 경우 1997년 7월 ‘태양절’로 바뀌고 김일성 출생연도인 1912년을 원년(元年)으로 삼아 ‘주체연호’를 사용하고 있다.
김정일의 경우는 1975년 2월 16일 33회 생일부터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고, 1976년에는 ‘국가적 명절’로 바꿔었다가 1995년 이날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제정하면서 이틀 동안 쉬게 했다. 이날이 되면 대대적인 생일 행사가 펼쳐지고, 인민들에게는 사탕, 과자, 돼지고기 따위의 특별 선물이 공급된다.
북한은 1967년 5월 김일성이 설, 단오, 추석, 한식 등은 봉건잔재라며 폐지하라는 지시를 내려 공식적으로 사라졌다가 1988년 이후 되살아났다. 북한 ‘조선말대사전’은 명절을 ‘나라와 민족의 륭성발전에 매우 의의 깊고 경사스러운 날로서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경축하는 기념일’이라고 적고 있다.
우리 명절이 조상 숭배와 가족화목, 흥겨운 놀이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나라와 민족을 강조하면서 사회주의 사상을 고취하고 있다. 명절이라기 보다는 국가 발전 다짐일에 가깝다.
1980년 이후 설과 추석 때 차례를 허용함으로써 차례를 지낸다는데 이때도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에 먼저 인사 드리고 나서야 조상께 차례를 올린다니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언젠가는 통일해야할 우리다. 그런데 정치가 너무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엎드리면 코닿을 거리에서 딴판의 명절을 보내야한다는 것 자체가 비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