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민속 명절로 7월 칠석(七夕)과 7월 15일의 백중(百中), 8월 추석(秋夕), 9월 9일의 중양절(重陽節)이 있다. 칠석에는 부인들이 밤에 칠석단(七夕壇)을 모셔 놓고 음식을 차려 집안의 평안과 자손들의 복을 비는 칠석제 또는 칠성제(七星祭)를 지냈다. 그리고 떡을 만들어 논에 가지고 가서 용신제(龍神祭)를 지내기도 하였다. 용신제는 용에게 비와 풍년을 비는 제사이다. 백중에는 가정에서 사당에 여러 가지 과일과 음식을 올리고 돌아가신 분의 영혼을 불러 제사를 지내므로 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한다. 이날 호남 지방에서는 찬물이 잘 흐르는 곳을 찾아서 소금을 싸서 매달고 소원을 비는 민속이 있는데 이때 물을 맞으면 피부병이 낫고, 속병도 고치며 더위도 먹지 않는다고 했다.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에는 소놀이와 거북놀이가 있었다. 소놀이는 멍석을 쓰고 소로 가장하여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즐겁게 놀아주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풍년 놀이인데 이때 농악대가 따라다니며 흥을 돋우웠다. 이렇게 하면 이듬해에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이 놀이는 주로 경기도와 충청도, 황해도 지방에서 널리 행해졌었다. 거북놀이는 경기 남부와 충청도 일부에서 행해졌는데 소 대신 거북 모양으로 꾸민 것이 달랐다. 전라도 진도에서는 ‘밭고랑기기’라 하여 추석 전날 밤에 아이들이 발가벗고 제 나이수대로 밭고랑을 기어가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중양절에는 지역에 따라 동제(洞祭)를 지내기도 하지만 조상의 망일(亡日)을 모르는 집안에서는 제사를 지냈다. 추석(한가위)은 신라 풍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리왕 때 6부의 여인들이 대전 뜰에 모여 두 편으로 나누어 밤이 깊도록 길쌈대회를 열었다. 추석 전날까지 짠 배의 길이로 승부를 가렸다. 이때 진 편에서는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이긴 편을 대접하였다. 추석날에는 추석빔으로 갈아입고 햇곡으로 빚은 술과 송편, 온갖 햇과일을 차려 놓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바로 그날이 내일 모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