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의 끝은 그야말로 폐허의 끝. 더 이상·이하도 없는 끝장. 완전 그것이었다. 휴전 직 후 당시 미군 사령관이었던 클라크 중장은 이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없다. 한국은 신석기시대 이전으로 돌아갔다.” 전쟁의 끝이 얼마나 처참했으면 아무런 문명이 없는 신석기 원시시대로 돌아갔다고 한탄 했을까?
그로부터 50년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기적은 있었다. 반 동강난 불모의 땅 대한민국의 기적은 정확히 30년 뒤에 나타난다. 세계인들이 또 한 번 놀란다. 그것이 대한민국 저력이었다. 그만큼 무서운 것이 전쟁이었다.
그 재앙이 두려운 것이다. 어떻게든 전쟁은 막아야 하고 ‘퍼주기’가 되었건 ‘보듬기’가 되었건 대북지원은 그래서 당당하고 떳떳한 명분을 갖게 되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설이 국내외 정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어느 나라건 국가권력의 급작스런 변화는 관심거리가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그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9.9절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이번 추석에도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입방아가 여간 요란한 게 아니다.
그의 건강을 염려해서인지 와병을 입증할만한 근거를 찾기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너무 유난을 떠는 것 같다. 그 관심 속에는 개인의 건강에 관한 호기심이라기보다는 6자회담 표류, 또는 체제붕괴에 따른 권력구조 개편 등 큰 그림에 관심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대북정보 특히 북한권력자들의 정보를 이렇게 쉽게 공개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든다. 주변국 미국과 중국, 일본정부의 태도는 이와 크게 다르다.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 북한 당국의 공식 확인 이후에나 언급할 일”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놓고 벌어지는 현상들을 보면서 어딘가 비정상적인 요소를 보는 것 같아 영 개운치가 않다. 이 만큼의 정보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자하는 정보기관들의 거품이 낀 것은 아닌지 오해가 생겨서는 안될 것 같아 하는 말이다.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되고 대북채널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같은 분위기 전환용 정보 전략이라면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다.
우리는 오직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것, 어떠한 경우라도 전쟁 재발의 요인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지상과제를 갖고 있다. 북한의 권력구조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더욱 초연하고 의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