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님, 동장님은 동네 어른의 대명사였다. 지긋한 나이에 희끗한 머리, 인자한 주름살이 멋드러진 우리 동네 면장님은 따뜻한 이웃이었고 동네아저씨였다. 1995년까지 면사무소와 동사무소는 마을 사랑방이었다.
그러던 것이 주민자치센터로 바뀌었다. 주민생활 서비스를 주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통합서비스 기관으로 부르기는 동사무사가 접합치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공무원들의 직급이 계장에서 팀장으로 바뀌더니 이제 웬만한 공공기관은 ‘○○센터’로 바뀌는 게 무슨 대세인양 세월이 변한 것이다.
동사무소에서 주민센터로 바뀌는 와중에 현판교체비용만 60억원이 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주민들은 동사무소, 동장님으로 부른다.
공무원들도 여전히 동사무소고 총무계 주사님, 민원계 김서기로 부른다.
이번엔 주민자치센터가 생겼다. 또 ‘주민자치회관’이라고 불러야 한다고도 했다. 뭐가 뭔지 공무원 자신들도 헛갈린다는 주장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예산이 또 수십억이다.
동사무소와 주민센터와 주민자치센터, 그리고 주민자치회관 뭐가 어떻게 다른 건지 주민들은 혼란스럽다. 왜 그렇게 바꿔야 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한쪽에서는 한글 명칭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도 행안부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주민들의 불편하다는 민원이 쏟아져도 끄떡도 않는다.
주민들의 문화 복지를 위해 동사무소마다 만든 시설이 주민자치센터이다. 동사무소와 똑같은 직원들이 똑같은 업무를 취급하고 있는데 이름만 3번이 바뀐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글문화연대가 설문조사를 했다. 58.7%가 주민센터를 우리말로 바꾸는 게 좋다고 답했다. 동사무소 개명에도 문제가 있지만 구태어 영어를 써야만 뭔가 한 것 같이 생각하는 공직사회의 영어 사대주의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옛날 내무부가 지금의 행정안전부인지 이번에야 알았다는 사람도 있다.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교육인적자원부…. 중앙부처의 명칭조차 어려워서 제대로 읽어내기도 힘들어졌다.
행안부의 동사무소 개명은 어떤 절차를 거쳐서 시행할 수 있는 것인지 그것도 궁금하다. 우리말을 사용해야 하는 부분에 꼭 영어를 써야만 했는지, 동사무소라고 그냥 부르면 주민서비스가 엉망이 된다는 뜻인지 지금이라도 불편부당한 사안이라면 즉각 뜯어 고치고 전국적으로 통일성 있는 행정을 펴야 할 것이다.







































































































































































































